▶ 중독증회복센터 심각성 밝혀…‘도박과 일상’ 구분 못하고 가정 파탄
▶ 가부장적 가정일수록 가족 우울증 등 심각, 자신모습 인정이 첫걸음
LA에 거주하는 30대 한인 가장 김모씨는 지난 5년 동안 직장과 인근 커머스 카지노를 오가는 삶을 반복했다.
김씨는 퇴근할 때마다 카지노에 들러 10~20분씩 도박을 즐겼지만 곧 수중의 돈은 바닥났고 급기야 사채까지 끌어다 썼다. 그의 아내는 김씨에게 도박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극복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호소했지만 그는 1년 넘게 치료를 거부 중이다.
한인 이민자들 사이에 도박중독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도박중독이 약물중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정작 한인 도박중독자들은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전문적인 치료 자체를 거부하는 경우가 많아 가정파탄 등으로 이어지는 등 피해를 키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인중독증회복센터에 따르면 도박중독에 빠진 이들 대부분은 김씨처럼 ‘도박과 일상’을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 이해왕 선교사는 “김씨 부인은 빚쟁이들이 찾아오자 남편 차를 빼앗고 출퇴근은 물론 위치추적으로 도박을 감시했을 정도”라며 “하지만 김씨는 1년 넘게 중독증 치료를 거부해 가족이 겪는 고통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고 전했다.
한인 도박중독 가정의 경우 대부분 가장인 남성이 도박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가장이 도박에 빠졌을 경우 경제적 어려움은 물론 가족 모두가 극심한 정신적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이해왕 선교사는 “특히 가부장적인 가정일수록 아내는 도박치료를 거부하는 남편을 바라만보다 우울증에 빠지곤 한다”며 “도박중독에 빠진 이들이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고 가족의 고통에 공감할 줄 아는 자세가 치료의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에서 강원랜드 카지노는 물론 마카오 카지노까지 원정도박을 나섰던 이모(40대)씨는 가족의 헌신 덕에 겨우 도박에서 벗어난 경우다. 이씨는 도박으로 가산을 탕진하자 새 출발을 위해 LA로 가족 이민을 왔다.
그럼에도 이씨는 인근 인디언 카지노를 알게 됐고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리자 나쁜 마음까지 먹었다. 이를 지켜보던 아내와 자녀들은 가족이 겪는 고통을 이씨에게 호소했고, 중독증 치료를 거부하기만 하던 이씨는 치료모임에 참석해 4년만에 도박에서 벗어났다.
이씨의 도박중독 극복사례가 보여주듯 한인중독증회복센터는 중독자들이 ‘일확천금에 대한 환상과 분노·수치심·죄의식’ 같은 감정을 인지하고 치료를 받아들이려는 자세가 중독증 극복에 가장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해왕 선교사는 “도박중독에 빠진 가족을 뒀을 경우 쉬쉬하기보다는 같은 상황에 처한 이웃이나 상담단체를 찾는 것이 좋다”면서 “중독증은 일종의 비이성적 집착증으로 심리치료와 가족간 유대감 복원으로 문제를 차근차근 풀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한인중독증회복센터는 11월16일 오후 1시 회복센터(19761 Valley Blvd. Walnut)에서 도박중독 극복사례 웍샵을 개최한다.
<김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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