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모(65)씨는 올해 초 부인과 단둘이 경기 가평군에서 전원생활을 시작했다. 서울 마포의 아파트를 월세로 내주고 받는 100만원과 연금 120만원 정도 수입이 있어 두 내외가 생활하기엔 불편함이 없다. 백씨는 "두 아들을 분가시키고 난 뒤 맞벌이를 하는 아들을 위해 손자라도 봐줘야 하는 게 아닌가 고민도 했지만, 은퇴 생활을 여유롭게 즐기고 싶어 부부 둘이 살기로 했다"고 말했다.
대기업 해외영업팀 박모(34) 과장은 결혼한 지 6년이 됐지만 아이 낳을 생각이 없다. 결혼 전 남편과 각자 취미 생활을 하면서 인생을 여유롭게 즐기자고 약속했다. 박씨는 "아이를 낳고 싶어하는 여성 동료들은 대기업 경력을 바탕으로 근무시간이 짧은 직장으로 자리를 옮기거나, 전업주부가 됐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60세 이상이 포함된 가족 3가구 중 한 가구는 자녀를 분가시키고 노부부만 살고 있는 ‘빈 둥지 가구’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여성의 경우 20대일 때 2명중 1명이 직장을 갖지만 30세 초ㆍ중반이 되면 3명중 1명 밖에 직장을 유지하지 못하는 ‘경력단절’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혼 비율도 늘고 있어 가족 해체 현상이 앞으로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통계개발원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생애주기별 주요 특성 및 변화 분석’ 보고서를 18일 내놨다.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 자료를 1990년, 2000년, 2010년으로 시계열 분석한 결과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가족 해체가 점차 심화하고 있는 점이다. 가구주 연령별 최대 가구 규모는 1990년 4.4명에서 2000년 3.7명, 2010년 3.4명으로 점차 감소하고 있고, 이 기간 자녀가 부모 곁을 떠나는 시기도 앞당겨졌다.
이에 따라 60세 이상 가구 중 자녀가 취업이나 결혼으로 분가하고 노부부만 생활하는 ‘빈 둥지 가구’ 비율은 21.3%에서 32.1%로 증가했다. 반면 자녀동거 가구는 20.0%에서 14.6%로 줄었다. 빈 둥지 가구는 생활비를 "본인 스스로 마련"하는 경우가 39.1%로 가장 많았다. 따로 사는 자녀에게 의존하는 비중은 13.3%였다.
여성 고용률은 과거에 비해 높아지고 있지만, 결혼 이후 고용률이 뚝 떨어지는 경력단절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1971~1975년생(38~42세) 여성은 20대 전반에 53.7%인 고용률이 30대 전반에 38.7%로 15%포인트나 떨어진 뒤 30대 후반에 55.2%로 반등하는 뚜렷한 ‘M자’ 패턴을 보였다. 1966~1970년생(43~47세) 여성도 20대 전반 51.4%에서 30대 전반 38.7%로 꺾인 뒤 30대 후반 45.7%로 회복하는 모습이었다.
여성이 결혼을 미루는 현상도 두드러져, 1956~1960년생(53~57세) 여성은 30~34세 무렵의 미혼율이 5.3%에 그쳤지만, 1976~1980년(33~37세) 여성은 29.1%가 미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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