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희 허스키씨(오른쪽)와 ‘탑 셰프’ 아들 브라이언. <박상혁 기자>
“그동안 창피해서 아들이 셰프란 소리를 아무한테도 안 했는데 ‘탑 셰프’에 나오고부터 사람들이‘혹시 아들 아니냐’고 자꾸 묻는 거예요. 이제는 더 숨길 수가 없어서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남편이 카파 미술재단과 한미장학재단의 창립멤버로 한인사회에서도 일을 많이 했기 때문에 궁금해 하는 사람이 많을 겁니다”
어머니 숙희씨는 장남 브라이언에 대해 기대가 많았다. 친정, 시댁이 모두 명문가요 유복한 집안이라, 아이들이 모두 미국 상류사회로 들어가길 바라며 억척 치맛바람으로 미국에서도 손꼽히는 명문고교 폴리테크 스쿨에 세 아들 다 집어넣은 어머니였다.
“금이야 옥이야, 에티켓 스쿨까지 보내며 얼마나 공들여서 키웠는지 말로 다 못합니다. 동부 명문들에서 모두 입학허가를 받았는데 여자 친구 때문에 UCLA 들어갔을 때부터 내가 몸져누웠어요. 그러더니 집에 메이드가 세 명씩이나 있는데 설거지를 하는가 하면 TV 푸드쇼만 들여다보다가 어느 날 요리학교에 가겠다는 거예요. 청천벽력 같은 소리였지만 한 2년 하고 나면 관두겠지, 하며 보냈지요. 그런데 학교를 나오더니 그만두기는커녕 아예 요리사가 돼버린 겁니다”어머니 숙희씨가 이번 기회에 밝히고 싶은 것이 한 가지 더 있다.
“성이 허스키라, 입양아인가 혼혈인가 하는 추측들을 많이 합니다만 100% 한국 아이입니다. 어릴 때부터 생긴 모습도 좀 필리피노 같아서 오해를 많이 받았지요”
성이 허스키가 된 이 가족의 배경 설명이 좀 복잡하다. 브라이언의 아버지 한 허스키(한용환)씨는 어린 시절 치과의사였던 부친이 6.25때 납치돼 사망하자 어머니와 일본으로 건너가 살았다.
어머니는 그 곳 대사관에서 일하면서 아일랜드계 미국 외교관 리처드 허스키를 만나 재혼했는데, 이때부터 용환씨는 자신의 원래 성인 ‘한’을 퍼스트네임으로, 새 아버지의 성인‘허스키’를 라스트네임으로 사용해 왔다. 그리고 숙희씨와의 사이에서 낳은 세 아들 모두 할아버지의 성을 이어받은 것이다. 할아버지는 외교관 은퇴 후 니만 마커스사의 서부지역 부사장을 지냈으며 아직도 생존해 계시다고 한다.
“브라이언이 15세 때 성을 바꿀 기회가 있었는데 너무 울면서 반대해서 못 바꿨어요. 세 아이 모두 극진히 사랑하고 존경해 온 할아버지의 성을 유지하길 원하고, 자랑스러워한답니다”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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