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멕시코서 성공한 한인 기업가 의문의 피살
▶ 소음기 달린 권총 사용, 전문킬러 소행 가능성도 총격살해 1년만에 두번째
멕시코 에카테펙 지역의 한인 운영 상업용 비닐봉지 생산 공장에서 무장 괴한의 총격에 30대 한인이 피살된 가운데(본보 24일자 A1면 보도) 이 업체가 상당히 성공한 한인 기업이며 희생자가 이 기업의 젊은 차기 경영자로 밝혀지면서 현지 한인사회가 동요하고 있다.
특히 이번 사건은 지난해 멕시코시티에서 한인 사업가가 총격 살해된 이후 1년여만에 두 번째 사건인데다 이번 총격의 피해자가 금품을 노린 강도의 우발적인 범행에 희생된 것이 아니라 표적 살해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멕시코에서 사업을 하는 한인들을 더욱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
멕시코 주재 한국대사관 관계자와 현지 한인사회에 따르면 지난 21일 밤 멕시코주 에카테펙의 상업용 비닐봉지 제조공장의 사무실에서 이모(32)씨가 살해될 당시 현장에 친형과 사촌형이 함께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젊은 나이의 현지인으로 추정되는 범인은 피해자 이씨의 친형에게 테이프로 이씨의 손을 묶어 움직이지 못하게 한 뒤 머리에 총 한 방을 쏴 관통상을 입혀 숨지게 해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친형과 사촌형은 범인에 의해 밖으로 끌려나오다가 달아나 화를 모면했다고 현지 검찰에 진술했다.
사망한 이씨는 이 공장 창업주의 작은 아들로 결혼도 하지 않은 채 공장 전반을 관리하면서 경영자 수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의 친척이 사장을 맡아 현지인 250명가량을 고용하고 있는 이 공장은 멕시코 상업용 봉지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현지 한인들은 전했다.
공장은 경비가 삼엄하고 외부인의 접근이 통제되는 데도 권총을 소지한 범인이 잠입한 점에 비춰 ‘전문 킬러’의 소행일 것이라는 소문이 한인 사업가들 사이에 떠돌고 있다.
이씨의 친형은 당시 총성이 ‘퍽’하는 소리로 들렸다고 말해 범인이 소음기가 달린 권총을 사용했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 경우 전문적인 살인청부업자일 가능성이 더욱 커진다. 출입구 등을 감시하는 폐쇄회로 TV에 노출도 되지 않아 현지 고용인 등 내부인과의 결탁이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한 한인 기업가는 “단순하게 돈만 노렸다면 그런 무모한 짓은 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살해 표적이 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
멕시코에서 발생하는 범죄 유형을 감안하면 지역에서 ‘잘 나가는’ 한인 사업체에 무서운 수법으로 겁을 주려는 현지 경쟁업체의 소행일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고 이 기업가는 나름대로 추정했다.
이 때문에 기업을 경영하거나 장사를 하는 한인사회에서는 ‘멕시코에서는 남에게 원한을 살 일을 절대 하면 안 된다’는 말이 퍼져 있다.
표적 살해의혹이 짙은 사건은 이뿐만이 아니다. 작년 9월 한인 상인들이 의류판매업을 많이 하는 멕시코시티의 재래시장인 테피토에서 김모(52)씨가 권총탄을 머리에 맞아 즉사했다. 범인은 현금은 빼앗지 않고 가게를 나오는 김씨에게 근접해 권총을 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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