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 대법원이 동성결혼을 사실상 인정하는 결정을 내리고 나서 전통 생활양식과 문화를 고수하는 미국 내 인디언 자치지역에서도 동성결혼을 인정해 달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30일 LA타임스에 따르면 미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인디언 자치지역인 나바호 인디언 자치구에서 최근 동성결혼 금지법 철폐운동이 활발하다.
나바호 인디언 자치구는 뉴멕시코주, 애리조나주, 콜로라도주, 그리고 유타주 등 4개 주에 걸친 미국에서 가장 큰 인디언 자치지역이다.
광대한 지역에 약 17만명의 나바호 인디언 부족민들이 치안, 사법, 교육, 복지, 행정 등에서 연방 정부나 주 정부의 간섭을 받지 않고 자치를 누린다.
자체적으로 법률을 제정하는 나바호 인디언 자치구 의회는 지난 2005년 동성결혼을 금지하는 이른바 ‘다인 결혼법’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다.
‘다인 결혼법’은 결혼을 ‘남성과 여성 사이의 결합’으로 규정하고 일부다처제 등 중혼과 근친혼, 동성결혼을 금지한다.
하지만 지난 6월 연방 대법원이 사실상 동성결혼 인정 판결을 내린데 이어 이달 중순 뉴멕시코주 대법원이 동성결혼에 결혼 증명서 발급을 거부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결정하자 나바호 인디언 부족사회의 동성애자들도 고무됐다.
‘평등한 나바호연대’라는 시민단체는 ‘다인 결혼법’ 폐지를 주장하고 나섰다.
이 단체를 이끄는 조 설리는 “동성결혼 금지법은 시대에 뒤떨어졌다”면서 “이제는 무덤으로 보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하지만 자치구 의회의 벽을 넘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나바호 인디언 자치구 의회 대변인 제러드 타우친은 “부족 구성원 사이에서 동성결혼 허용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논의가 활발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부족민 대다수는 전통을 고수해야 한다는 견해를 갖고 있어 장래는 아직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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