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3년째 독거노인 대접 방주교회 김영규 목사
▶ 평일 자바 가드로$ 재활용품 수거한 수익모아 봉사, “한인들 새해엔 어려운 이웃 돌아보는 여유 가졌으면”
방주교회 김영규 목사가 오는 9일 중앙루터교회에서 열리는‘독거노인 사랑의 점심식사’에서는 미주 한인의 날을 기념해 태극기도 흔들고 애국가도 부르는 순서를 진행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어르신들이 더 건강하길 바라고 한인사회가 주위를 한 번 돌아보는 여유를 갖길 바랍니다”
독거노인 사랑의 점심 나누기 행사를 3년 넘게 해오는 김영규(49) 목사의 새해 소망이다. 김 목사는 평일에는 자바시장 홀세일 패션마트 경비원, 주일에는 방주교회 담임목사, 매월 한 차례 만나는 어르신들에게는 아들 같은 목사로 불린다.
11년 전 홈리스 봉사를 하겠다고 아내 김명숙씨와 딸들을 데리고 LA에 왔다. 평택대 신학과와 백석대(구 천안대) 목회학 대학원을 마치고 나눔사역을 위해 미국행을 택한 그가 부딪힌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궁리 끝에 시작한 일이 자바시장 홀세일 마트 시큐리티 가드였다. 하루 10~12시간 LA에서 가장 혼잡한 다운타운 샌피드로 후문 주차장에서 교통정리를 하며 길거리에 굴러다니는 빈 깡통과 물병을 수거해 재활용품 센터에 갖다 팔았다. 십시일반이라고 10명의 시큐리티 가드들이 수거한 재활용품 수익은 ‘독거노인을 위한 사랑의 점심식사’를 마련할 만한 재정이 되기도 했다.
김 목사는 “지난 2010년 9월 추석무렵 처음으로 시작한 ‘어르신 잔치’가 자바시장 한인 업주들의 후원으로 3년이 넘도록 한 번도 거르지 않고 행사를 이어오고 연말이면 어르신들에게 선물 나눠주기를 할 정도로 후원업체들이 늘어났다”며 “기업체의 재정 후원도 고맙지만 한미은행 자원봉사팀 ‘한미네이버’처럼 행사장에 열심히 봉사하는 한인들의 예쁜 마음을 보면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
7년 전 컬버시티에 있는 방주교회 후임 목사로 초빙돼 목회를 시작한 김 목사는 아담한 미국교회 건물을 교인 1명당 1달러에 빌려 쓴다. 시큐리티 가드로 일하면서도 주일 예배를 위한 설교를 늘 머릿속에서 준비하고 자바시장 한인들을 위한 기도실에서 성경공부와 수요예배를 인도한다.
지난 연말에는 자바 업주들이 마련해 준 대형 TV를 설치한 한글학교도 개강했다. 이지혜 전도사를 중심으로 5명이 한글을 배우는 초급과정이지만 김 목사에겐 천군만마를 얻은 것 같다. 김 목사는 “자바 업주들이 ‘목사님’이라고 부르니 남미 직원들까지 뜻도 모르면서 ‘목사님’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는데 이제 그들이 기도실에 모여 든다”고 기뻐한다.
이렇게 24시간이 모자랄 만큼 바쁘게 살아가던 김 목사는 2년 전 목숨이 위태로운 일을 감행하는 용기를 보였다.
그가 경비를 담당하던 자바시장에서 권총강도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난생 처음 접하는 권총강도였지만 위험하다 생각할 겨를도 없이 도망치는 강도를 쫓아가 4만8,000달러가 든 가방을 되찾을 수 있었다. “집에 와서야 ‘이게 미국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김 목사는 그 일로 인해 ‘강도 잡은 용감한 경비원 목사’라는 긴 호칭이 생겼다.
김 목사는 “경기불황이 지속되면서 홈리스 사역을 하는 선교회나 단체들이 점점 없어지고 이런저런 사태가 발생하면서 최근에는 개인 차원으로 홈리스 봉사에 나서는 이들을 보게 돼 안타깝기도 하다”며 “새해에는 한인사회가 주위를 한 번 돌아보고 나눔을 시작하는 여유를 다시 갖기 바란다”고 말했다.
문의 (310)836-8342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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