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멕시코 의료봉사 16년 소중한 자산
▶ 내과의 최청원씨 트럭·장비·성금 등 밸리 AMC교회 넘겨
최청원 내과의(오른쪽 두 번째)가 트럭, 트레일러 등 장비를 전달한 후 박기성‘방주를 짓는 AMC교회’ 담임목사(왼쪽 세 번째)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교회에서 선교를 맡고 있는 교인 김창언·임종엽·임희경씨. <박상혁 기자>
멕시코 오지를 오가며 원주민 의료봉사 사역에 헌신해 온 내과의사 최청원씨가 16년간의 노하우가 배어 있는 장비들과 기금을 밸리의 한 작은 교회에 고스란히 기증해 신선함을 전해주고 있다.
최씨는 지난주 밸리 채스워스의 ‘방주를 짓는 사람들 AMC 교회’(담임목사 박기성·AMC 교회)를 찾아 의료·봉사사역에 사용해 온 트럭과 캠퍼 트레일러 2대 등 장비 일체와 1만1,000달러의 기금을 전달했다.
이날 전달한 장비는 현지 어린이들에게 영화를 보여주던 영사기, 조명, 음향장비, 발전기, 취사도구 등 수백여점에 달한다. 또 멕시코 현지에 있는 진료시설이 설치된 트레일러도 포함됐다.
최씨는 “가슴 한쪽을 떼어 내주는 기분”이라는 말로 섭섭함을 달랬다.
최씨가 사역의 노하우와 장비를 기증하게 된 것은 장거리 여행과 무거운 장비를 들고 내리는 것이 더 이상 무리라는 판단에서다. 함께 가겠다고 따라 나서는 한인들이 없을 때는 혼자서 흙먼지를 뒤집어쓰고 10시간 운전할 때도 있고 무거운 장비들과 발전기를 혼자서 싣고 내려야 하는 것이 최씨에게는 더 이상 힘에 부치는 일이 되어버렸다.
최씨는 “낚시를 갔다가 환자를 치료해 줬던 것이 인연이 돼 ‘바하 힐링미션’이라는 비영리단체를 만들어 의료봉사를 다닌 지도 16년이나 됐다”면서 “이제는 더 젊고 의욕 넘치는 젊은 세대에게 넘겨줄 때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최씨는 1998년부터 두 달에 한 번씩 멕시코 바하 캘리포니아의 샌퀴엔틴 인근 토마토 농장지대를 찾아 4박5일(수~일요일) 동안 집도 없이 떠도는 원주민 노동자들과 가족들을 대상으로 의료와 봉사사역을 해왔다.
아픈 원주민들을 진료해 주고 어린이들에게는 영화도 보여줬다. 또 한인 후원자들의 기금으로 마련한 신발 수백켤레, 의료 수백벌을 나눠주고 머리도 깎아주며 이들의 삶에 희망을 불어 넣어주곤 했다.
최씨의 ‘힐링미션’은 현지에 작은 진료시설을 갖춘 트레일러와 이를 관리하고 봉사를 갈 때마다 일을 돕는 현지인 3명을 유급으로 고용할 정도로 이제는 제법 규모 있는 단체로 성장했다.
최씨는 “외국 선교단체나 한인 대형교회에 넘길까도 생각했지만 책임 있게 맡아 정성을 쏟을 수 있는 작은 교회가 좋을 것 같아 AMC 교회를 택했다”고 말했다. 그는 AMC 교회에 “말로 행하는 선교보다는 봉사를 통해 그들이 크리스천의 본보기가 되어주는 것이 진정한 선교가 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부탁의 말도 잊지 않았다.
AMC 교회는 에브리데이 교회의 수석 부목사로 있던 박기성 목사가 2012년 9월 12명으로 시작해 1년여 만에 120명으로 급성장한 교회다. 선교부 담당집사인 김창언씨는 “우리 교회를 믿고 맡겨준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열심히 봉사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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