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버나드 문 스파크랩 공동대표
▶ 실리콘밸리 기업 생태계 한국에 접목
저널리스트를 꿈꿨던 영문학도가 한국 벤처기업인들의 인큐베이팅(보육) 멘토로 활약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팔로알토에 거주하고 있는 한인 2세인 버나드 문 씨(43세)는 한국 유망 벤처기업들을 육성해 글로벌 시장에 성공적으로 론칭할 수 있도록 자문해주는 스파크랩이라는 창업 보육센터(액셀러레이터 센터)를 한국에 설립한 엔젤 인베스터이자 창업 보육 전문가이다.
스파크랩은 문 대표가 미국 호스팅 서비스 회사 호스트웨이의 이한주 대표, 소프트웨어 업체 이노티브의 김호민 대표와 함께 2년 전 한국에서 설립됐다.
문 대표는 미국의 유명 법률, 마케팅, 컨설팅 회사들을 스파크랩에 접목해 한국 벤처 기업들의 미국에서의 성공적 진출을 지원하는 등 한국의 새내기 창업가들이 미국에서의 ‘맨땅 헤딩’을 피할 수 있도록 했다.
“최근 몇 년간 미국 시장에 진출하고 싶어 하는 한국 창업가들을 많이 만났어요. 10년 전과는 한국 기업들의 트렌드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과거 한국 벤처기업들의 최대 관심사는 삼성전자와 NHN이었어요. 사업을 키워서 국내 대기업들에 매각하는 것이 최대 목표였죠. 이제는 창업 기업들의 출구전략도 글로벌 화 됐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습니다.”한국에서의 창업 보육 센터를 설립하게 된 배경으로 ‘타이밍’과 ‘기술의 선진화’를 꼽았다.
스파크랩은 보육 프로그램 외에 한국 창업가들의 해외 시장 진출에 자금을 지원하는 대가로 주식을 취득해 수익을 내는 사업도 진행한다.
벤처캐피털과 비슷하지만 투자금액이 2만5,000달러로 적고 지분의 최대 6%만 받는다는 점이 다르다. 물론 기업 기술과 가치에 따라 C 펀드의 의미로 10만 불 이상의 투자도 가능하다.
버나드 문 대표의 가장 큰 장점은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한 미국 현지 네트워크다.
그가 꾸민 스파크랩의 자문단으로 마크 큐반 댈러스 매브릭 미 프로농구팀 구단주, 인터넷의 전도사로 불리는 빈트 서프 구글 부사장등을 비롯해 해외 각국의 멘토가 80여 명에 달하는 등 그의 인맥 파워가 대단하다.
시카고 출생인 그는 위스콘신대에서 영문학과 심리학을 전공한 뒤 컬럼비아대에서 정책학 석사과정을 밟다가 1998년 인터넷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첫 창업한 두 개 회사는 실패했으나 2004년 세 번째로 공동 창업한 기업용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고잉네트웍스는 투자유치에 성공하면서 나름대로 입지를 다졌고 기업들을 상대로 웹콘퍼런스 솔루션을 판매하는 비드퀵이라는 네 번째 창업회사도 운영하고 있는 등 10년 넘게 산전수전을 겪은 사업가이기도 하다.
“인터넷붐이 한창이던 1998년 뉴욕 컬럼비아대에서 정책학 석사학위 과정을 밟고 있었어요. 그때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인터넷 창업에 미쳐 있을 때였습니다. 내 할아버지, 할머니도 창업을 하셨을 정도였죠. 나는 어려서부터 기술이나 사업에 대한 관심이 많았던 덕분인지 투자은행이나 컨설팅 회사에 다니던 친구들이 자주 전화해 사업 아이디어를 물어왔습니다. 그러던 중 2명의 친구가 같이 사업을 하자고 제안해왔고 나도 받아들였죠. 저널리스트를 꿈꾸던 나의 진로가 바뀌었습니다.”그렇지만 그는 VentureBeat, Mashable, TechCrunch, ReadWriteWeb과 같은 다양한 기술 저널에 기고하는 칼럼리스트이며, 뉴욕타임즈, 워싱턴포스트의 간행물에도 칼럼을 게재하는 등 글쓰기는 아직도 그의 주요 활동 중의 하나이다.
또한 스탠퍼드 대학교와 주한 미상공회의소 등에서 스타트업과 기업가 정신에 대한 강의와 연설을 펼치는 등 지금은 엔젤 투자자, 창업 지원가, 사업가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의 창업 지원도 2년 가까이 지나면서 이제 어느 정도 지원 기업들의 활약상도 눈에 뛴다고 한다.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정기적으로 특정 제품을 배달받는 서브스크립션 커머스로 주목을 받은 미미박스(memebox)가 2달 전 미국 시장에 론칭했다.
또한 스파크랩 지원 회사들인 빅데이터 분석회사 엔에프랩,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개발업체 위플래닛, 소셜게임 개발업체 메리윈드 등도 미국 진출을 꾀하고 있다고.
“한국에는 굉장히 좋은 혁신가와 엔지니어, 디자이너들이 많아요. 모두들 성실하고 그러나 그들이 위험을 감수할 환경은 갖춰져 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는 사업에 실패하면 창업가의 개인 재산도 못 건지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한 번 실패하면 다시 일어설 기회가 없는 것이죠. 나는 벌써 두 번이나 창업에 실패했지만 또 다른 사업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습니다.”부인인 크리스틴 문 씨도 구글의 간부를 거쳐 신생기업인 드롭박스(Dropbox)의 간부로 자리를 옮긴 것도 실리콘밸리의 도전과 창조 정신의 좋은 사례.
그는 “한국도 미국처럼 창업가 정신을 독려하는 파산법 등 법률 시스템과 금융 시스템을 갖춰야만이 창조 경제의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주문하고 “스파크랩도 새로운 한국의 창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한다.
<홍민기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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