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기쁨 없는 경제 / 티보르 스키토프스키 지음·중앙books 펴냄
등도 따뜻하고 배도 부르다. 그런데 뭔가 허전하다. 1990년대를 풍미한 어떤 가요 가사처럼 ‘이런 게 풍요 속 빈곤’이라는 걸까.
경제 성장 속에 개인들의 소득수준은 올라가고 기술의 발달로 생활의 편의도 확대됐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 같은 발전의 시기에‘뭔가를 놓친 것만 같은’ 허전함을 느낀다. 왜 성장의 수혜자들은 만족하지 못할까. 미국의 경제학자인 저자는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로 위용을 떨치던 1970년대 일찌감치 ‘기쁨 없는 경제 성장’에 주목했다.
이 책은 과학의 발달로 개인의 여가시간은 계속 늘어났지만, 그 시간을 채울 자극적인 신체활동이나 정신활동 등 ‘새로움’이 부족해 사람들이 무료함을 느끼게 됐다고 설명한다. 무료함을 해소하려는 심리적 욕구가 먹고, 마시고, 섹스하려는 욕구만큼이나 절실한데 이 부분이 막혀 있다는 것이다.
책은 물질·경제적 만족을 넘어 행복을 부르는 긍정적 자극으로 여행과 취미 같은 여가활동과 예술·체육·봉사활동 등을 적극 추천한다. 물론 최소한의 생활조차 어려운 절대 빈곤 상태에선 생활수준 향상이 행복을 위한 최우선 과제다.
저자는 인간이 만족을 얻는 궁극적인 요소로 소득이 아닌 지위에서 얻는 만족, 일에서 얻는 만족, 새로움에서 얻는 즐거움, 중독 등 4가지를 제시하며 “국민소득은 기껏해야 복지의 한 지표이자 매우 부실한 지표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이 책은 1974년 미국 사회의 현상을 바탕으로 출간됐다. 그러나 급속한 성장 속에 개인의 삶을 잃어버린 현대 한국 사회에도 충분한 교훈을 담고 있기에‘흘러간 시대에 대한 고찰’로 치부할 수 없다. 행동심리학 이론을 소비자 행동 문제에 최초로 적용한 저서로 다양한 비유와 예시가 나와 일반인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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