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북가주에 한인 단체들의 중흥기가 있었다.
1990년 초중반부터 2000년 초반까지라 할 수 있다.
당시 한인사회를 대표하는 한인회, 체육회, 상공회의소 등이 동포, 체육, 경제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쳤었다. 매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지고 새 사업을 추진하거나 기존에 했던 사업들을 더욱 알차게 꾸미는데 주력했었다. 매달 한 두차례 정기이사회를 열며 열띤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중흥기가 끝난 지 채 10년도 안된 지금 각 단체들의 위세나 하는 사업은 쪼그라들 때로 쪼그라들었다.
한인회의 경우 일 년에 한 번하는 연례행사 외에 현재 무엇을 하고 있는지 도대체 알 수가 없다. 남의 행사에 인사하러 가기 바쁜 모습에, 한국에서 온 정치인들 옆에서 들러리서는 게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사회 조직도 조직이라고 부르기조차 창피한 수준으로 떨어졌다.
북가주 한 한인회는 회장과 일부 이사진들 간의 불화로 기자회견까지 하고 있고, 또 다른 한인회는 회장의 독단이 문제가 되고 있다. 한마디로 “나랑 뜻 안 맞으면 나가라”라는 막가파식 운영을 하고 있어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그렇다고 조용히 있는 한인회라고 해서 잘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상공회의소도 별반 다를 게 없다. 한인회는 그나마 연례행사라도 있으니 가끔 언론에 나오기라도 한다. 하지만 이 지역 상공회의소들은 꼭꼭 숨어서 뭘 하고 있는지 도통 알길 이 없다. 한 상공의 회장은 ‘나홀로’ 회장을 수년째 하고 있다. 이사회도 이사장도 아무도 없다. 한때 잘나갔던 이 단체가 이렇게 추락에 추락을 거듭해 더 이상 떨어질 곳조차 없는 수준이 됐는데도 전임 회장들이나 이사진 등은 ‘꿀 먹은 벙어리’이다.
다른 상공회의소들도 이사들은 몇 있긴 하지만 하는 사업이 없으니 ‘숙면상태’라 할 수 있다. 그나마 체육회가 그중 낫긴 하다. 옛 영광을 되살리려 노력이라도 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같이 나 귀찮을 땐(?) 가만히 있다가 행사 준비하면서 필요할 땐 “친애하는 동포여러분”을 외치는 한인 단체들에게 묻고 싶다. “당신들에게 동포는 무엇이며, 누구냐고.”
분명한 건 단체가 필요할 때 부르는 이름이 ‘동포’는 아니다. 동포가 필요할 때 옆에 있는 게 단체다.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각성하고 초심으로 돌아가길 바란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