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전대원 죽음으로 내몬 고위험 훈련, 안전대책도 없이 강행 비판
실제 상황 같은 고강도 극한 훈련에 나섰던 꽃다운 특수부대원 2명이 숨지는 비극이 발생했다.
지난 2일 충북 증평의 제13공수특전여단 예하부대에서 특수전 훈련 도중 발생한 사고로 이모(23)·조모(21) 하사가 숨지고, 전모(23) 하사가 부상했다.
육군에 따르면 사고는 이날 오후 10시40분께 이 부대 내 모의 훈련장에서 발생했다. 10명의 장병이 참여한 이날 훈련 중 3명이 의식을 잃고 쓰러졌고, 이들 중 2명이 청주 성모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병원 측은 이들의 사인을 질식사로 추정했다. 병원 측이 확인한 사망시간은 이 하사가 오후 11시15분, 조 하사가 11시24분이었다.
이번 사고는 적군에게 포로로 잡혔을 경우에 대비, 대응 능력을 키우기 위한 ‘포로체험 훈련’ 중 발생했다.
훈련 내용은 일반인들이 감내하기 어려운 고강도, 고난도 형태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무릎이 꿇린 상태에서 얼굴에는 두건이 씌워지고 양팔은 뒤로 결박당한 채 1시간 이상 참아내는 극기훈련이었다.
특전사의 한 관계자는 "과거에도 특전사에 유사한 훈련이 있었지만 중단됐다"며 "올해 처음 미국, 영국, 호주 등의 특수전 부대에서 벌이는 실전적 프로그램을 도입한 것"이라고 밝혔다.
군에 따르면 이날 처음 실시된 포로 체험훈련은 주간 훈련이 오전 8시20분부터 11시까지 2시간40분 정도 진행됐고, 야간 훈련은 오후 9시에 시작됐다.
야간 훈련에 참여한 장병들은 손과 발을 포박당한 상태로 방수처리가 된 폴리에스테르 재질의 검은 두건을 쓴 채 8명은 각각 독방에, 2명은 2인1실에 감금됐다.
훈련이 시작되고 1시간 정도 경과한 오후 10시께 훈련 참여 장병으로부터 ‘살려달라’는 외침이 들렸지만 이를 들은 훈련 통제관과 지원요원들은 훈련상황 조성을 위해 소리친 것으로 생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육군의 한 관계자는 "’살려달라’는 외침이 들렸고 욕을 하는 훈련 참여 장병도 있었지만 통제관과 지원요원들은 훈련 상황으로 이해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훈련 시작 1시간40분 경과 시점에 부상한 전 하사가 소리를 지르자 이를 이상하게 여긴 통제관이 확인해보니 의식이 혼미한 상태였다. 통제관이 훈련에 참가한 다른 인원도 비슷한 상태일 수 있다고 판단하고 확인해보니 이 하사와 조 하사도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었다고 한다.
통풍이 제대로 안 되는 두건을 머리에 쓴 채 훈련을 하다가 호흡 곤란으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특전사 측은 추정했다.
이와 관련, 외국에서도 포로체험 훈련 도중 사망 사고가 발생한 사례가 있을 정도로 위험한 훈련이지만 해당 부대가 안전대책도 충분히 마련하지 않고 훈련을 강행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두건을 씌우고 목 쪽의 줄을 어느 정도 조인 상태에서 오랜 시간 호흡할 수 있는지를 철저히 확인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부대의 한 관계자는 "사고 당일 주간에 포로 체험훈련에 참여한 병력에는 두건을 씌우고 (목 쪽의) 줄을 조이지 않았지만 야간 포로 체험훈련 때는 끈을 어느 정도 조인 상태였다"며 "훈련의 강도를 높일 목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고위험 훈련이라는 점에서 훈련 참가 장병들의 적응 상태를 봐 가며 강도를 점차 높였어야 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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