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마약자금 돈세탁 단속 여파
▶ 한인의류협 긴급 이사회서 대책 논의, 봉제·원단업계까지 도미노 피해 우려
11일 열린 한인의류협회(회장 이윤세) 임시 이사회에 참석한 이사들이 심각한 표정으로 향후 대응 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정구훈 기자>
마약 자금의 돈세탁의 중심지라는 오명을 뒤집어쓴 LA다운타운 한인의류업계는 단속 이튿날에도 패닉 상태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LA다운타운 의류업계는 오랜 불경기에 최저임금 인상, 러브컬처 사태에 이어 이번에 대대적인 돈세탁 단속까지 겹치면서 시장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대대적인 단속 하루가 지난 11일 조사를 받았던 업체 대부분이 다시 문을 열었으며 물건을 구입하는 바이어들의 모습 역시 여느 때와 다르지 않아 보였지만, 실제로는 전 날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LA다운타운 12가와 타운길에서 영업하고 있는 한 업주는 “미국은 물론이고 한국이나 해외 거래처들로부터 전화가 계속 들어오고 있다”며 “이 정신에 제대로 영업이나 할 수 있겠냐”고 답답해했다.
특히 수사가 이루어진 것이 9월이라 더욱 타격이 크다.
흔히 LA다운타운 의류업계는 9월부터 다시 겨울장사를 시작해야 하기 위해 바쁘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성수기로 접어드는 달부터 단속으로 인해 큰 피해를 입어 당장 겨울장사도 제대로 마칠 수 있을지 걱정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여기저기에서 나오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LA다운타운 의류업계가 범죄의 온상지로 낙인 찍혀 버렸다는데 있다. 마치 이곳에 있는 모든 업주들이 마약 거래와 연루된 것처럼 비춰지다보니 앞으로 그 잔상이 오래 갈 것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가장 크게 나타났다.
한인의류협회(회장 이윤세) 역시 이런 문제점을 인지하고 11일 임시 이사회를 개최하고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윤세 회장은 “무엇보다도 우리 스스로가 자성해야 한다”며 “또 이번 일을 계기로 상거래 질서를 바로잡아 이미지를 바꿔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이사회에 참석한 이사 대부분은 “일부 업체가 멕시코 마약 카르텔에 연루됐을 뿐인데 마치 적극적으로 돈세탁에 개입한 것으로 비춰지는 사실이 너무 억울하다”는 반응을 보였으며 “이번에 적발된 곳 대부분이 규모가 큰 업체들인데 이런 큰 위험을 알면서도 절대 거래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마약 자금의 돈세탁의 고의성을 전면 부인했다.
한편 이번 단속의 파장은 봉제와 원단업계에까지 미칠 것으로 우려돼 자칫 도미노 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겨울장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의류업체들이 원단을 구매하고 봉제업체에 일감을 줘야하는데 시장이 얼어붙으면 예년보다 주문량이 훨씬 줄어들 수 있어 봉제·원단 업주들은 발만 구르고 있는 실정이다.
한 업주는 “러브 컬처가 파산했을 때도 결제를 제대로 안 해주는 등 파장이 너무 커 힘들었는데 다시 대규모 단속이 나와 미칠 노릇”이라며 “겨울장사를 시작할 때가 돼서 이제 그나마 한숨을 돌리나 했더니 더 힘들어지게 생겼다”고 답답해했다.
<정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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