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멀쩡해서 산 수박·복숭아 속은 썩어, 특가세일로 나온 상품들 문제 더 많아
▶ 마켓 측“가뭄에 품질 저하… 100% 환불”
최근 타운 내 일부 마켓에서 품질이 좋지 않은 과일을 구입했던 소비자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기사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 한인 이모씨(31)는 지난 12일 한인마켓에서 주말 세일제품으로 나온 백도 복숭아를 구입했다. 겉으로 보기에 상태도 나쁘지 않고 가격 역시 파운드당 99센트로 저렴해 기분 좋게 구입했지만 결국 하나도 먹지 못하고 버려야 했다. 이씨는 “냉장고에 넣어두고 하루 뒤에 먹으려고 보니 전부 물러있었다”며 “마켓까지 다시 가기 번거롭기도 하고 싼 것을 산 잘못이라는 생각에 아깝지만 그냥 버릴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최근 한인마켓에서 과일을 구입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맛과 신선도가 확연히 떨어질 뿐 아니라 심하게 무르거나 까맣게 변질돼 아예 먹을 수 없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 문제가 되는 과일의 상당수는 복숭아와 자두, 수박 등 끝물에 접어든 여름과일들로, 마켓에도 고객들의 불만과 환불이 예년보다 눈에 띄게 늘었다.
타운 내 한 마켓 관계자는 “올해 과일상태가 나쁘다. 가뭄으로 생산량이 적어 가격은 비싼데 맛도 떨어져 손님들의 불만이 높다”며 “겉으로 보기에 멀쩡한 경우가 많아 구별할 수 없어 마켓 측도 답답한 상황이다. 대신 환불조치는 100% 해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처럼 과일상태가 예년보다 못한 이유는 날씨 탓이 크다. 가뭄으로 생산량이 줄어든 것과 더불어 온도가 높기 때문에 과육이 빨리 물러지고 당도도 낮아졌다는 설명이다.
경기가 좋지 않아 판매가 제때 이뤄지지 않은 제품이 많은 것도 또 다른 이유로 풀이된다.
야채 도매업체의 한 관계자는 “신선 농산물은 공산품과 달리 하루 이틀만 지나도 품질 차이가 크다”며 “2~3일 지나도 물량이 빠지지 않은 제품이 헐값에 나오는 경우가 많다. 특히 복숭아, 자두 등 쉽게 무르거나 제철이 지난 과일들이 그렇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렇게 품질이 떨어지고, 오랫동안 팔리지 않아 ‘헐값’에 나온 과일들이 마켓의 특가세일로 활용되고 있다는 것.
한 마켓 관계자는 “싸게 판매하는 과일은 대부분 그만큼 싸게 들여온 것들이라고 생각하면 된다”며 ”아무리 환불이 가능하더라도 상태가 좋지 않은 과일을 싼 가격에 내놓고 미끼상품으로 활용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인 소비자들은 캘리포니아를 강타한 심각한 가뭄으로 작황이 좋지 않다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질에 문제가 있는 제품을 진열대에 올린다는 것 자체에 소비자들이 불만을 가지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타운에 거주하는 다니엘 김(38)씨는 “물건을 내놓기 전 미리 검사를 통해 선별만 해도 이런 불만들이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결국 이는 서비스 자세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박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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