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트위터 들어와 욕설·협박
▶ 사이트에 반대 글 올렸다가 봉변도
한인 고교생 최모군(16)은 요새 인터넷을 보기 두렵고 밤마다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학기 중 언쟁을 벌였던 다른 반 학생들 몇몇이 최군의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과 비방을 올리면서 심지어 학교에 나오지 말라는 협박까지 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군은 “부모님과 학교 선생님께 도움을 요청해보려고도 했지만 일을 더 크게 만들까봐 그마저도 하지 못하고 있다”며 고통을 토로했다.
또 다른 한인 학생 김모(18)군은 최근 자신이 자주 접속하던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하나 적었다가 낭패를 본 경우. 요즘 한국 정치 상황과 관련해 해당 사이트를 이용하는 대다수의 이용자들과 반대되는 글을 올렸다가 욕설과 협박이 담긴 메시지들이 쏟아져 들어왔기 때문이다. 김군은 “몇 주 동안 수백통의 협박 메시지 폭탄을 받고 보니 어쩔줄을 모르겠다”며 “이로 인해 너무 큰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고 하소연했다.
이처럼 인터넷이나 소셜미디어 상에서 상대방을 협박하거나 괴롭히는 이른바 ‘사이버 불링’ (cyber bullying)현상이 청소년들 사이에 여전히 성행하고 있는 가운데 그 대상이 한인 청소년들도 예외가 아니어서 이로 인해 우울증에까지 시달리는 등 한인들의 피해도 늘고 있다.
사이버 불링은 주로 중·고교생들에게서 자주 나타나는 현상으로 소셜미디어 사이트나 스마트폰 텍스트, 개인 홈페이지, 이메일 등을 통해 특정 학생을 타깃으로 온갖 험담을 하거나 악성 댓글을 다는 행위를 통하며 ‘왕따’시키는 현상을 지칭한다.
문제는 이런 도구들은 한 순간에 엄청난 수의 학생들에게 여과 없이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피해자는 해명 기회조차 얻지 못한 채 일방적으로 당하게 된다는 데에 있다. 이 같은 사이버 불링 현상은 소셜미디어 시스템의 발달과 함께 더욱 고도화되고 가속화되면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말이다.
실제로 미 사이버불링연구센터가 최근 10~18세 청소년 4,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의 약 21%가 사이버 괴롭힘의 희생자가 되거나 이에 가담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통 청소년들은 관련 사실을 숨기려 하기 때문에 이 수치는 실제보다 훨씬 낮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조사기관들의 설명이다. 이처럼 ‘사이버 왕따’로 인한 피해사례가 늘면서, 주정부 당국들도 수년전부터 이를 방지하기 위한 법 제정 노력에 나서고 있다.
이같은 법은 학교내는 물론 이메일, 즉석 메시지, 소셜 미디어 사이트 등 사이버 공간에서 벌어지는 각종 협박, 조롱 등을 모두 금지한 것으로 정신건강 및 신변 안전에 위협이 우려되는 모든 왕따 신고에 대해 학교의 즉각적인 조치를 명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 카운슬러는 “사이버 불링 근절을 위해서는 정부나 학교당국은 물론 가정에서도 자녀들에게 늘 관심을 갖고 대화를 통해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대학진학 또는 직장 취업 시에도 소셜 네트워크를 참고로 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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