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말에도 다운타운서 평화 시위
▶ UC버클리엔 목매단 흑인인형 걸려
체포과정서 백인경찰에 목이 졸려 숨진 ‘에릭 가너’ 사건과 관련 연일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주말 오클랜드에서 수천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또 15일 오전 7시30분부터 시위대가 오클랜드 경찰국 출입구를 봉쇄하고 시위를 벌여 체포되는 등 직접 경찰을 겨냥하고 나섰다.
이처럼 시위가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시위대는 손을 붙잡고 7가와 브로드웨이에 위치한 경찰 본부 입구를 몸으로 막아섰다. 이들 시위대는 배너를 들고 ‘흑인과의 전쟁은 이제 그만’을 들고 “정의가 없다면 자유도 없다. 인종차별 경찰”을 외쳤다.
오클랜드 트리뷴에 따르면 일부 시위 참가자들은 자신의 몸에 쇠사슬을 묶고 다른 쪽 끝을 경찰본부 정문과 깃발 게양대 등에 거는 퍼포먼스를 벌이며 정문 봉쇄에 가담했다.
이날 오전 9시 15분 기준으로 봉쇄에 가담한 시위 참가자 중 7명이 경찰에 체포됐으며, 체포 사례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 시위를 주최한 단체는 ‘블랙 라이브즈 매터’(Black Lives Matter), 즉 ‘흑인 목숨도 가치가 있다’라는 것으로, 2012년 플로리다에서 17세 소년 트레이본 마틴을 총으로 쏘아 숨지게 한 자경단원 조지 지머먼이 무죄로 풀려난 것을 계기로 조직됐다.
퍼거슨에서 백인 경찰관의 총에 맞아 숨진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의 아버지는 15일 샌프란시스코 제삼 침례교회에서 열린 추모 집회에 참석 경찰의 과잉 진압과 인종차별을 규탄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13일 오전부터 오클랜드 시청에 2,000여명의 시위대가 운집하기도 했다.
웹스터와 14가 인근에 모이기 시작해 레이크 메릿을 끼고 행진을 한 후 웨스트그랜드 애비뉴에 이르는 동안 “정의”를 외치며 평화적 가두행진을 이어갔다. 이날 시위에는 한국어로 된 피킷과 사물놀이패도 눈에 띄었다. 저녁에는 일부 과격 시위대가 980번 프리웨이로 진입을 시도했으나 경찰의 저지로 무산되기도 했다.
한편 UC버클리에서 올가미에 목이 매단 채 걸려있는 흑인 인형이 발견되는 등 시위가 다양한 양상을 띠고 있다. 대학측에 따르면 13일 UC버클리의 상징인 세더게이트(Sather Gate) 및 캠퍼스에서 사람 크기의 흑인 남자 인형 2개와 여자 인형 1개가 발견됐다.
경찰은 이날 오전 9시10분께 신고를 받고 출동해 인형들을 떼어냈다. 경찰은 또 사람의 모습을 일부러 보기 흉하게 만든 인형을 가지고 캠퍼스 내 타워 인근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는 신고를 접수했지만 이미 시위대가 떠난 후였다고 밝혔다.
이들 시위대는 인형에 ‘숨 쉴 수 없다’(can’t breathe)는 문구를 새기고 가너가 11차례에 걸쳐 백인 경찰에게 “숨 쉴 수 없다”고 말했는데도 이를 묵살해 결국 죽음에 이르게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인형을 설치했다고 주장하는 익명의 베이지역 예술인 그룹은 성명을 통해 “인형이 현재 미국에 살고 있는 흑인들의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며 “가너와 마이클 브라운 등 모든 흑인 희생자들이 미국의 제도적 인종차별의 제물”이라고 비판했다.
<김판겸 기자>
지난 주말 오클랜드 14가에 2,000여명의 시위대들이 모여 정의를 외치고 있다. <신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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