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생’‘피노키오’‘최고의 미래’‘도도하라’등 안방, 포털서 큰 인기
▶ 2000년대 이후 주춤하던 ‘청춘물’ 모바일 기반 웹 드라마로 부활
청춘 드라마가 활기를 띠고 있다. 10~20대의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그들의 꿈과 사랑 등을 그린 청춘물은 1990년대를 풍미했지만 2000년대 들어서 한정적인 소재와 들쭉날쭉한 시청률 때문에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나 모바일을 기반으로 한 웹 드라마가 청춘들의 이야기를 다루며, 청춘물이 다시금 각광받고 있다.
▲ 90년대 풍미한 청춘 드라마
1990년대 초반 방영된‘우리들의 천국’은 청춘 드라마 최초 시즌제로 제작될 정도로‘붐’을 일으켰다. 대학생들의 꿈과 낭만 그리고 사랑을 그리며 큰 인기를 얻었고, 염정아 홍학표 장동건 등 수많은 스타들을 배출했다. 이병헌 고소영 주연의‘내일은 사랑’은 대학생들의 풋풋한 캠퍼스 이야기를 다루며‘우리들의 천국’과 함께 90년대 청춘 드라마를 이끌었다.
장동건 손지창 심은하 주연의‘마지막 승부’는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는 90년대 대표적인 청춘 드라마 중 하나다. 만화‘슬램덩크’가 선풍적 인기를 끌며 농구가 국민적 스포츠로 각광받을 때 농구 스타가 되기 위한 고등학생들의 이야기를 그리며 청소년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 밖에도 대학교의 광고 동아리를 배경으로 한 원빈 주연의‘광끼’, 트렌디 드라마의 붐을 일으켰다고 평가받는 최진실 최수종 주연의‘질투’,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재학 중인 학생들을 소재로 한‘카이스트’등 90년대는 그야말로 청춘 드라마가 꽃을 피웠던 시기였다.
▲ 2000년대 시들해진 청춘물
1996년 방송된‘남자 셋 여자 셋’이후 청춘 드라마는 시트콤의 형태로 전환됐다. 이후‘논스톱’시리즈로 이어지는 시트콤 형식의 캠퍼스 청춘 드라마는 과거에 비해 현실적이지 못한 소재와 빈약한 스토리 등으로 시청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이후 안방극장에서는 파급력을 지닌 청춘 드라마를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드라마‘아이 엠 샘’(2007)‘꽃보다 남자’(2009)‘공부의 신’(2010)‘드림하이’(2011)‘드림하이2’(2012)‘아름다운 그대에게’(2012)‘학교 2013’(2012) 등 최근까지 방영된 청춘물의 이야기가 고등학생들의 이야기로 한정되면서 폭넓은 시청자들을 끌어당기지 못했다.
한상덕 문화평론가는“청춘물은 경험의 산물이다.‘마지막 승부’등은 소위 X세대라 불리는 당시 신세대의 산물이었다. 그들이 일상 속에서 충분히 느끼고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이 드라마로 나왔고, 인기를 얻었다. 그런데 현재 10~20대들의 삶에서 충분히 공감하고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소재들이 많지가 않다. 때문에 청춘물이 판타지적인 소재나 일본 리메이크 장르에 한정됐었다”며“케이블채널 tvN 드라마‘미생’이열광적인 인기를 얻는 이유는 현 청춘들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인데, 이전까지는 그렇게 현 청춘의 모습을 조명한 드라마를 찾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 청춘물, 어떻게 부활했나
청춘물이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현재 안방극장에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담은 SBS 주말드라마‘모던파머’(극본 김기호·연출 오진석)와 수목미니시리즈‘피노키오’(극본 박혜련·연출 조수원)가 방송 중이다.‘모던파머’는 현실에 치여 농촌으로 귀농하게 된 청춘들의 꿈과 사랑을 담았고,‘피노키오’는 기자로 사회의 첫 발을 내딛게 된 4명의 사회 초년생들이 겪는 성장과 이들의 우정과 사랑 등을 다루며 인기를 얻고 있다.
무엇보다 청춘물은 웹 드라마 장르에서 큰 사랑을 얻고 있다. 네이버 TV캐스트, 다음 tv팟 등 포털사이트와 유튜브 등 온라인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방송되는 웹 드라마는 10분 안팎의 짧은 러닝 타임과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언제든 볼 수 있다는 장점으로 현재 급부상 중이다.
지난해 2월‘러브 인 메모리’이후 20편이 넘게 쏟아졌는데 주목할 점은 유독 청춘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가 많다는 점이다. 가수지망생과 신입사원의 좌충우돌 동거기(‘최고의 미래’), 노량진에서 생활하는 취준생 이야기(‘취업전쟁’), 세 남녀가 쇼핑몰 창업을 준비하는 과정(‘도도하라’), 고등학교 뽑기 부원들이 벌이는 좌충우돌 미션 수행기(‘방과 후 복불복’) 등 다양한 방식으로 청춘들의 이야기를 조명하고 있는 것.
‘연애세포’의 제작사 IHQ 김선화 팀장은“웹 드라마는 길어야 10분이다. 대략 5분에서 8분 정도로 한 회가 이루어져 있다. 대중들이 자투리 시간에 보는 장르인 만큼 심각하고 이야기 전개가 복잡한 것보다 가볍고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로맨틱코미디나 청춘물이 많이 있다”며 “TV에서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들이 내용을 깊이 있게 파고든다면 웹 드라마는 좀 더 가벼운 느낌으로 재미를 주면서도, 요새 드라마들이 잘 다루지 않는 청춘물을 선보이고 있다. 틈새시장을 잘 공략한 것”이라고 평했다.
한 방송 관계자는“웹 드라마가 젊은 층에 인기 있는 만큼 앞으로도 연애, 싱글 라이프, 취업, 직장 생활 등 현 시대를 조명할 수 있는 청춘들의 모습이 다양하게 나타날 것 같다”며“웹 드라마는 지상파 드라마 1회 제작비로 한 시즌을 제작할 수 있고 신인 배우나 작가, 감독의 등용문으로 활용되고 있는 블루오션인 만큼 한동안 청춘물에 대한 조명은 계속 이뤄져 나갈 것”이라고 진단했다.
<조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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