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가주 단체장들의 현안을 듣는다는 취지로 지난 11일 이정관 동포영사대사가 방문했다. 그리고 정확히 일주일이 지난 18일 조규형 재외동포이사장이 똑같은 이유로 왔다갔다.
사람만 다를 뿐 이유도 비슷하고 단체장들과 만난 시간도 엇비슷하다. 식당에서 저녁을 함께하면서 본인들이 온 이유를 참석자들과 기자들한테 밝히는 데 20여분, 북가주 단체장들이 하는 일과 중점 사업을 소개하는 데 30여분, 나머지 식사하면서 담소 나누는 데 40~50분.
두 시간 내에 간담회가 끝났다. 이정관 영사대사가 북가주 단체장들과 식사를 겸해 현안을 듣는다고 함께 했던 시간이 저녁 6시부터 7시45분까지이다. 이 시간 중 사진 찍는다, 기자들과 이야기 한다 등 차 떼고 포 떼니 정작 현안을 듣는다는 시간은 30여분에 불과했다. 9개 단체의 단체장이 참석했는데 말이다. 그가 말한 “동포사회 지원을 위한 제대로 된 계획을 세우려면 현장의 얘기를 들어봐야 한다”는 방문취지가 무색했다. 이 영사대사보다 조금 낫기는 했지만 조 이사장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이미 2015년도 재외동포재단 예산 배정이 끝난 상태에서 구색 맞추기 식 ‘뒷북’ 방문이라는 말이 나왔다.
2013년 6월 이사장에 취임한 그에게는 베이지역은 첫 방문이었다. 취임 후 1년 6개월여 만이었다. 그런데 이 짧은 시간에 단체장들과 무슨 현안을 논하려고 했는지 수긍이 가지 않는다. 외교관들이 말하는 북가주 동포단체들의 현안 파악 자리가 이토록 가볍고 ‘속전속결’로 끝나도 되는지 경악을 금할 수 없다. 또 한 가지 문제점은 이들이 북가주를 스쳐지나가는 곳 내지는 다른 지역을 가기위한 ‘끼워 넣기 식’ 정도로 가볍게 본다는데 있다.
이 영사대사의 경우 베이지역에서 단체장들과 만나고 LA와 뉴욕도 방문했다. 타 지역에서는 정식 기자간담회도 열고 선천적 복수국적 문제해결을 위해 법무부와 병무청 등으로 구성된 범정부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논의가 진행 중이라는 발표를 하는 등 열띤 모습을 보였다.
조 이사장도 베이지역에 오기 전 뉴욕을 방문해 한인회, 뉴저지상록회, 뉴욕한인봉사센터, 플러싱 경로회관 등을 차례로 살펴보고 뉴욕 일원 한글학교 관계자들과 오찬 간담회 등도 가졌다.
하지만 이 지역에서는 두 시간 정도의 저녁 한 끼가 전부였다. SF, SV한인회관도 노인회도 궁금하지 않은 모양이다. 한국 정부관계자들이 동포단체들과 짧은 대화를 하면서 현안을 파악하려 왔다는 말은 이제 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냥 LA나 뉴욕 가는 길에 들렸다고 솔직히 말하는 편이 북가주 단체장들을 덜 기만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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