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환 목사(북부 보스턴 한인 연합감리교회)
나이가 들수록 사람들은 미래보다는 과거를 그리워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다. 요즈음 나도 그런 것 같다. 얼마 전에 영화 ‘국제시장’을 보았는데 최근에는 ‘쎄시봉’이라는 영화를 관람했다.
쎄시봉은 1960년대 젊은이들이 즐겨 찾았던 음악 감상실이다. 김현석 감독은 ‘웨딩 케익”이라는 노래를 부른 ‘트윈 폴리오(송창식과 윤형주)’가 원래는 두 사람이 아닌 세 사람이었다고 가정하고 영화를 만들었다. 물론 이것은 사실이 아니고 감독이 실제의 내용을 각색해서 그렇게 만든 것이다.
영화를 보면서 관객들은 자신의 첫 사랑을 떠올렸을 것이다. 그렇게 좋아했는데 이루어지지 않은 가슴 시린 사랑 말이다. 나는 70년대에 쎄시봉 가수들의 노래를 좋아했지만 쎄시봉에 가본 적은 없다. 가수들을 한 번 본적도 없다.
나는 70년대에 직장과 군대, 취미활동, 결혼과 유학 준비하느라 바빠 가수들에게 관심을 가질 여유가 없었다. 영화 쎄시봉은 오근태와 민자영 때문에 더욱 재미가 있었다. 영화를 보고나니 언젠가 쎄시봉 가수들을 꼭 한번 만나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은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 준 첫 사랑을 그리워한다. 그래서 첫 사랑을 만나고 싶어 한다. 그런데 과연 첫 사랑을 만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일까? 다른 사람의 배우자가 된 옛 애인을 만나는 것은 두 사람에게 많은 아픔을 줄 것이다.
오히려 가슴 속에 첫 사랑의 추억을 간직하고 그리워하는 것으로 만족하는 것이 나을지 모른다. 그리고 두 사람이 함께 보낸 행복한 시간을 감사하고 지금의 배우자와 자녀들에게 더 큰 배려와 관심을 갖는 것이 최선의 길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 세상에 영원한 사랑은 없다. 사람들은 아름다운 사랑이 오래 오래 우리 곁에 머물기를 원하지만 모든 사랑은 잠시 머물다 떠난다. 어떻게 하면 아름다운 추억을 오래 간직할 수 있을까?
사랑하는 사람이 떠나기 전에 아름다운 추억을 생각나게 하는 사진첩이나 동영상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자서전이나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들 수 있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의 자서전이나 동영상은 자녀들과 손자 손녀들에게 말로 다할 수 없는 귀중한 보물이 될 것이다.
영화 쎄시봉 마지막 장면에 이런 말이 나온다. “사랑하는 사람들은 늙지 않는다.” 비록 오근태와 민자영이 결혼하지는 못했지만 한 때 서로를 뜨겁게 사랑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두 사람은 그 때만 생각하면 지금도 행복이 몰려올 것이다. 요즈음 사순절을 맞아 기도하면서 깨닫는다.
남녀 간의 사랑이 아니라고 해도 다른 사람과 주고받는 관심과 배려가 피차의 가슴을 벅차게 한다는 사실을.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은 늙지 않을 뿐만 아니라 언제나 기쁘고 행복하다.
요한일서 4:7-8은 이렇게 말한다. “사랑하는 여러분, 서로 사랑합시다. 사랑은 하나님에게서 난 것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은 다 하나님에게서 났고, 하나님을 압니다.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하나님을 알지 못합니다. 하나님은 사랑이시기 때문입니다” 성경은 사랑이 하나님으로부터 왔다고 말한다. 그 분은 사람의 필요를 알아 공급해 주신다.
진정한 사랑은 상대방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 채워주는 것이 아닐까? 이런 사랑을 매일 다른 사람과의 만남 속에서 경험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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