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인 스몰비즈니스 업계 ‘휘청’
▶ 렌트비•인건비 이중고에 ‘줄도산’ 우려
건물주들 수요 넘쳐, “못내면 나가라” 배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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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먼 이씨는 현재 스몰비즈니스를 열 만한 장소를 물색 중에 있다.
샌프란시스코 피셔먼스 울프에서 25년 간 장사를 했지만 비싼 렌트비를 감당하지 못해 2년 전 하던 비즈니스를 접었다.
당시 1,250스퀘어피트 하는 장소에 월 렌트비를 1만7,000달러나 내고 있었다.
이씨는 “20년 전에 시작할 당시 렌트비가 5,000달러였다”며 “당시는 비즈니스 경기가 좋아서 매년 전대차(임차인이 임차물을 다시 제3자인 전차인에게 임대)가 권리금 명목으로 임차인에게 10만달러씩을 줄 정도였다”고 말했다.
3년이면 30만달러를 권리금 명목으로 주게 되는 것이다. 그래도 렌트비와 인건비 등을 제해도 수입이 쏠쏠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도 옛말이 됐다. 리스 기간도 예전에는 10년, 15년 등 장기가 많아 이같은 서브리스(sublease)가 가능했다. 이제는 샌프란시스코, 오클랜드, 실리콘밸리의 핫한 상권에서 새로 계약하는 경우 장기 리스는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보통 5년 계약에 가게세를 잘 내면 5년 더 연장해준다는 5년 옵션이 대부분이다.
그나마 이런 계약도 최근에는 힘들어졌다는 게 가게를 렌트하려는 스몰 비즈니스 사업자들의 말이다.
몇 달 전부터 SF지역에서 가게를 알아보고 있다는 제임스 김씨는 “3년 계약에 3년 옵션 아니면 3년에 5년 옵션이 대부분 이었다”며 “3년 마다 가게세를 올릴 수도 있어 장사하기가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특히 비즈니스 렌트의 경우 아파트 렌트처럼 재계약 시 정해진 퍼센트 이상 렌트비를 못 올린다는 ‘렌트 컨트롤’ 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건물주가 원하면 재계약시 얼마든지 올릴 수 있는 구조다.
김씨는 “SF 흑인 밀집지역에 있는 가게를 알아보니 렌트비가 스퀘어피트 당 2달러였다”며 “요즘 평균이 4달러50센트, 7달러는 내야 목 좋은 곳을 구할 수 있어 지역 편차가 너무 심하다”고 고개를 저었다. 오클랜드에서 10여 년 째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씨는 “판매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비슷하지만 3월1일부터 오른 최저임금과 오를 때로 오른 가게세를 내고 나면 가져가는 돈은 얼마 안된다”며 “장사 그만두고 어디 가서 노동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라며 긴 한숨을 쉬었다.
김씨처럼 판매는 그대로이거나 줄었는데 인건비와 렌트비, 재료비는 올라 이윤을 맞추기가 어렵다는 게 스몰비즈니스를 운영하는 이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김씨는 인건비라도 줄여볼 요량으로 오전 11시에서 9시30분까지 10년 이상 지켜왔던 영업시간을 얼마 전 11시30분-9시로 한 시간 줄였다. 그는 “그래도 안 되면 음식 값을 올릴 생각이다”면서 “인상하면 손님 줄고 그 피해는 우리 같은 소상인들이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고 말했다.
한 IT 기업 인근에서 리커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는 박모씨는 “큰 기업이 들어온다고 해서 매출 상승을 기대했지만 이런 기업들은 내부에 시설들을 다 갖추고 있어 매출에 전혀 도움이 안 되더라”면서 “주변 렌트비만 올려놓고 막상 우리 같은 소상인들에게는 피해만 안겨준 꼴”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주변에 재계약 하면서 렌트비를 확 올리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건물주들은 렌트비를 올리면서 ‘못내면 나가라’. ‘들오올 사람 얼마든지 있다’며 배짱을 부리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몇 달 전 10년 이상 운영됐던 SF의 한 한인마켓과 그 옆의 식당이 비싼 렌트비를 감당 못해 문을 닫는 등 여파가 거세지고 있다.
<김판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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