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주민은 침묵의 나라에 살고 있다”
▶ 탈북자 조셉 김 등 작가•전문가 참석
북한의 실상을 고발한 책들을 발간한 작가와 북한 전문가가 참석한 세미나가 열려 인권이 유린당하고 자유가 존재하지 않는 북한의 현실을 집중 조명했다. 아시아 소사이어티 주최로 24일 샌프란시스코 백텔 컨퍼런스 센터에서 ‘우리는 무엇을 아는가: 현재 북한에 대한 글들’을 주제로 세미나가 열렸다.
세미나에는 북한에서의 비인간적인 삶을 고발한 탈북자 신동혁씨의 자서전 ‘14호 수용소 탈출’(Escape from Camp 14)을 집필한 워싱턴 포스트 신문기자 출신인 블레인 하든씨, 극적으로 북한을 탈출한 후 우여곡절 끝에 미국에 정착해 새로운 삶을 이어가고 있는 탈북자의 눈물겨운 인생 스토리를 다룬 ‘같은 하늘 아래’(Under the Same Sky)의 주인공인 조셉 김(25)씨도 참석했다. 영문판으로도 출간될 그의 책은 ‘북한의 굶주림에서 미국의 구조까지’(From Starvation in North Korea to Salvation in America)란 부제가 달려 있다.
이 책은 오는 6월2일 HMH 출판사를 통해 공식 출간을 앞두고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책 제목은 아직 재회하지 못했지만 같은 하늘 아래 어딘가에서 밤하늘의 같은 별을 함께 바라보고 있을 것으로 믿으며 부디 살아 있기만을 바라는 누나와 어머니를 그리는 마음을 담은 것이다.
또한 스탠포드 대학 영문학과 교수이자 ‘고아원 원장의 아들’(The Orphan Master’s Son)로 2013년 퓰리처상을 받은 바 있는 애덤 존슨 교수도 패널로 함께했다. 특히 ‘고아원 원장의 아들은’ 풀리처상 역사상 북한 문제를 다룬 첫 소설이라는 점에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작가 외에 북한 내부 소식에 정통한 북한 전문가 마이크 코윈 전 평양주재 영국대사도 참석했다. 이날 세미나 진행은 아시아 소사이어티의 조나단 카프 이그제큐티브 디렉터가 맡았다.
카프 디렉터는 조셉 김씨를 나이는 25세이지만 여기 있는 그 어떤 사람보다 굴곡진 삶을 겪은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김씨는 10대 때 미국에 와 공부한 몇 안 되는 탈북자 출신이라며 동서양을 거쳤기 때문에 자신이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이 한국의 탈북자들과는 다르다고 전했다.
김씨는 90년대 초반 북한을 뒤덮은 극심한 가뭄으로 수백만명이 아사한 참혹한 시절을 겪으면서 굶주리다 지친 아버지를 하늘나라로 먼저 떠나보냈다. 어머니마저 실종됐고 먹을 것을 찾아 중국으로 떠났던 누나와도 연락이 끊겨 혼자가 됐다는 경험을 담담하게 밝혔다.
이후 2년 가까이 노숙자 생활을 하던 중 16세의 나이로 2006년 목숨을 건 탈북을 감행했다. 중국에서도 언제 잡혀갈지 몰라 불안한 은둔생활을 이어가다 2007년 북한인권단체 ‘링크’(LiNK)의 도움으로 미국에 망명했다고 탈북 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2011년 뉴욕으로 건너와 독립하면서 현재 맨해턴보로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국제 경영학을 전공하며 일과 학업을 병행하고 있다. 김씨는 “북한을 떠나면서 강을 건널 때 가장 큰 두려움을 느꼈다”면서 “북한을 사랑했지만 체제, 굶주림으로 견딜 수가 없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또 “북한의 현실을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 나와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 정의와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인권을 찾도록 최대한 도움을 주며 살고 싶다”고 말했다.
하든씨는 자신이 집필한 책의 주인공인 신씨가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문을 당했다며 사진을 통해 고문으로 잘려진 그의 손가락을 보여주는 등 비참했던 신씨의 예전 모습을 보여줬다.
또한 최근 신씨가 자선전 일부 증언 내용을 번복한 것에 대해 수용소 장소와 탈출 시기 등이 다르지만 그가 고문에 대한 이야기를 번복한 적은 없다며 그는 인생의 일부를 처참하게 짓밟힌 채 살아왔던 피해자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애덤 존슨 교수와 마이크 코윈 전 대사도 “북한은 인권이 없는 나라이고 북한 주민들은 ‘침묵의 나라’, ‘인권이 없는 나라’에 살고 있다”며 “북한의 삶은 숨 막히는 통제와 두려움이 자리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판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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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아시아 소사이어티 주최로 열린 북한 세미나에서 탈북자 출신 조셉 김씨가 북한의 인권 유린에 대해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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