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가주 휩쓴 ‘화이트 튜나’ 표기 논란
▶ 특정 변호사 사무실서 8~20만달러 요구
생산지 명칭대로 표기해야 소송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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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매업소 등을 대상으로 한 장애인 공익소송이 빈발해 온 가운데 올 초부터 남가주를 휩쓸던 한인 일식당 생선 명칭 표기와 관련한 손해보상을 요구하는 집단 소송 위협이 북가주로까지 번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가주 소재 한 로펌이 올 1월부터 그 지역 한인 일식당 50곳 이상에 생선 ‘에스콜라’를 ‘화이트 튜나’(시로 마구로)로 잘못 표기했다며 업주들을 상대로 소송위협을 가하고 거액 보상을 요구하는 편지를 보냈었다.
이같이 남가주 지역의 일식당을 대상으로 무차별적으로 보상 요구 서한을 보낸 이 로펌이 북가주에도 손을 뻗치기 시작했다.
이미 이스트베이 일부지역 일식당 몇 곳도 비슷한 서한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일식당을 운영하는 한 한인 업주는 “14일 동종업계 지인으로부터 ‘에스콜라가 아닌 화이트 튜나로 속여 팔았다’며 20만달러를 요구하는 내용의 서한을 한 로펌으로부터 받았다는 소식을 들었다”면서 “보상을 요구한 변호사는 소비자의 알 권리와 시식 후 발생할 수 있는 건강문제를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는 주장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주변에 쉬쉬하고는 있지만 이스트베이 뿐만 아니라 베이지역 전체에 이런 서한을 받은 한인 업주들이 더 있을 것”이라며 “먼저 모르는 변호사 사무실에서 발송된 서티파이드 메일(Certified Mail)을 받으면 메일을 수령하지 말고 돌려보내라”고 조언했다.
서티파이드 메일로 온 우편물을 받게 되면 서한을 수령했다는 증거가 되기 때문에 서한에 적힌 고소 관련 내용을 인지하고 있다는 게 되기 때문이다.
한인 업주들에 따르면 이 로펌은 지난 1월 9일을 전후해 롱비치와 가든그로브, 팜스프링스, 애나하임 등 남가주 곳곳의 일식당에 생선 이름을 본래 명칭인 ‘에스콜라’가 아닌 ‘화이트 튜나’로 속여 팔았다는 주장을 담은 편지를 보내 소비자 보호법을 근거로 보상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이 로펌이 보낸 편지에는 한 고객이 지난해 10월 롱비치 K스시를 포함한 일식당들을 찾아 화이트 튜나를 주문했으나 생선이 이름과는 달리 에스콜라로 밝혀졌다며 플로리다의 한 연구소에 성분 조사를 의뢰해 받은 결과 보고서까지 동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로펌은 결국 이 고객이 잘못된 생선을 먹은 셈이라며 지난 3년간 다른 고객들이 입은 피해까지 보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는 것이다.
해당 변호사가 손해배상을 하지 않을 시 정식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편지를 보내고 있고, 업소 당 8만~20만달러 상당의 보상을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한인 운영 업소 2곳 이상을 대상으로 이미 3월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한 업주들의 공동대응 방안이 아직 이뤄지지 않아 일부 업주들은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합의금을 지급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오노, 에스콜라, 와우 등으로 불리는 이 생선을 일식당에서 부르기 편하게 화이트 튜나로 판매하는데, 생산지 명칭대로 메뉴에 표기하는 게 소송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이다.
다른 생선인 ‘이즈미 타이’도 통상 일식당에서 줄여서 ‘타이’로 사용하지만 줄여서 사용하지 말 것과 캘리포니아 롤 등에 가짜 게살(imitation crab)이 들어가는 것을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는 있지만 표기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게 소비자 보호법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다수의 한인 일식당 업주들은 북가주까지 몰아치고 있는 이번 소송에 대해 해당 생선이 업계에서 수십 년간 통상 ‘화이트 튜나’로 불려왔다는 입장과 함께 “화이트 튜나는 에스콜라를 일식당에서 별칭으로 사용하는 업계 통용어다.
해당 로펌이 남가주를 훑고 북가주 한인 일식당을 타겟으로 비슷한 편지를 보낸 사실로 볼 때 합의금을 노린고 있다”며 분노했다. 그러나 일부 식당에서는 ‘화이트 튜나’ 대신 그동안 에스콜라로 써왔다며 원래명칭대로 사용했다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남가주 한인 일식당 업주들은 우선 메뉴에서 화이트 튜나를 삭제하고, 또한 가게 앞에 생선 에스콜라를 그동안 화이트 튜나로 써온 연유를 설명하는 안내문도 부착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판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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