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안부 이용수 할머니,아베 하버드 연설 앞 피켓시위
▶ 아베는 사과 없이 “인신매매 마음 아파”대답 회피
보스턴선교회를 방문한 이용수 할머니(가운데)와 강연회 참석자들의 모습
미국을 방문 중인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하버드대학 연설에서 결국 위안부에 대한 사과를 하지 않았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 27일 오전 하버드 대학교 케네디 행정대학원에 연설 차 방문한 자리에서 한국계 학생들이 주도한 시위대와 마주칠 예정이었다. 그러나 사전에 정보를 입수한 아베 일행은 정문이 아닌 주차 빌딩과 연결된 링크 쪽으로 우회 입장했고 예정대로 연설을 마쳤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한인 조셉 최(하버드대 2학년)군은 “한인을 포함한 수천 명의 ‘위안부’가 2차 세계대전 중 강제로 끌려가 일본군의 성적인 만족을 위해 희생되었는데 이에 대해 사과할 의향이 있는가?”라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아베는 “인신매매의 형태로 희생된 형언할 수 없는 고통을 당한 여성들을 생각할 때 내 마음은 아프기 그지없다. 일본은 국제사회와 더불어 인신매매를 근절하기 위한 노력에 계속해서 참여할 것이며 지금껏 3,400만 달러를 이 일을 위해 기부했다”며 1993년 당시 고노 수상의 위안부에 대한 담화 내용을 인용해 응답하며 사과 없이 질문에 답했다.
아베의 연설과 질의응답이 이어지는 시간 동안 행사장 바깥에는 100여 명이 넘는 하버드 학생들과 한인들이 “일본은 성노예 위안부의 강제동원을 인정하라” “아베는 전쟁 범죄에 대해 사죄하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일본 정부의 공식적인 사과를 주장하며 시위했다.
한국으로부터 날아와 이 자리에 나온 위안부 생존자 이용수 할머니(87세)는 가위표가 그려진 마스크를 착용하고 “나는 위안부 생존자”라고 쓰인 피켓을 든 채 휠체어에 앉아 시위에 참여했다.
시위에 참가한 하버드 학생대표는 교내 18개 학생단체와 개인 162명(실명 103명)이 서명한 “아베 총리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을 낭독했다. 이 서한에서 학생들은 “일본 정부의 ‘위안소’ 운영을 많은 사람이 증언하고 있는데도 아베 총리는 이런 역사적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이 문제는 지나간 과거의 이슈가 아니라 현재의 이슈이며 우리 하버드대학생들은 아베 총리가 워싱턴의 29일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 일본정부가 직접 위안부 성노예 제도를 운영하는데 개입했음을 인정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이용수 할머니는 전날인 26일 오후 하버드 학생회가 Fong 강당에 마련한 간담회 자리에서 참석한 70여명의 학생들을 상대로 “나는 ‘위안부’가 아니다. 나는 이용수다. 일본은 내 인생뿐만 아니라 내 부모, 내 가족의 삶도 모두 망쳐버렸다”고 주장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여학생들이 눈물을 흘리자 이 할머니는 “울지 마라. 나는 여러분 울리려고 온 게 아니다. 우리 모두 힘을 합쳐 다시는 이런 일로 눈물 흘릴 일이 없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27일 오전 시위를 마치고 성 앙뚜안 다블리 보스턴 한인성당과 보스턴세계선교회를 찾아 자신이 위안부로서 겪었던 대만의 가미카제 부대에서 일본 군인의 방에 안 들어간다고 고문을 당했던 일 등의 끔직 했던 이야기를 전하며 "이렇게 역사의 산증인이 버젓이 살아 있는데도 아베는 계속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27일 오전 시위대와 함께했던 김성혁 뉴잉글랜드 정치신장연대 회장은 “아베는 일본정부가 성노예 위안부를 강제 동원했음을 인정하고 사과해야한다. 회원들과 함께 계속해서 일본군 위안부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박성준 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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