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오신 날’은 석가모니 부처님, 고다마 싣달타 태자의 생일이다. 태자의 생일을 욕불일로 정해 등을 밝히고 불공을 드리며 야단스럽게 축하하는 이유는 태자가 권력과 호강을 버리고 출가, 6년 고행 끝에 도(진리)를 깨쳐 부처(Buddha)님이 되셨기 때문이다. 깨친 뒤에 지혜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니 사람마다 모두 부처성품을 가지고 있다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이 믿기 어려운 놀라운 소식을 널리 알리고 깨우쳐 주기위해 간지스강을 몇 번이나 건너다니며 북인도지방을 여행한다.
2600년의 역사를 가진 불교는 20세기 전반까지 동남아와 동북아를 중심으로 발전하여 왔다. 20세기 후반 아시아의 난민과 이민을 통해 서양에 정착, 세계 종교로 등장한다. 그러나 불교가 서양에서 주목받은 것은 이민불교(ethnic Buddhism)가 아니라 서양지식인들의 서양문명에 대한 회의와 인본주의 자력종교 불교와의 만남이었다. 두 차례에 걸친 세계전쟁으로 황폐해진 인간의 마음은 새로운 정신질서를 요구하고 있었다.
이와 같은 동서양의 만남을 의식한 ‘역사의 연구’로 유명한 영국역사가 아놀드 토인비(1889-1975)는 작고하기 3년 전 뜻 깊은 말을 남긴다. “우리가 200~300년 후 20세기를 다시 돌아본다면 20세기의 가장 중요한 업적은 과학 기술문명의 업적이 아니라, 불교가 서양에 와서 기독교문화와 과학기술문명과 만난 것이었음을 알게 될 날이 올 것이다.”우리는 지금 종교다원주의 그리고 종교폭력이 난무하는 사회에 살고 있고, 세속화와 과학 기술혁명의 끊임없는 도전에 시달리고 있다. 이 모든 것은 전통과 권위, 독선에 매달려 있는 종교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양성평등, 민주화, 교리의 현대화, 소비생활에 대한 심각한 반성, 종교 간의 대화와 협력 등, 종교가 신뢰를 회복하고 지구 공동체가 안고 있는 문제들의 구완자(해결사)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자기개혁이 앞서야 한다.
불교는 지금 서양에서 새로 시작하고 있다. 새로 시작하는 불교는, 불교가 서양과의 만남에서 촉발된 개척불교운동이다. 인도불교가 중국, 티벳, 한국, 일본에 와서 대승불교의 꽃을 피웠듯이, 아시아불교가 서양에 와서 새로운 지혜방편과 자비로 생태계 보존 녹색불교운동과 연기(Interdependent origination)와 자타일여의 세계관으로 디지털 지구마을의 안녕과 평화에 이바지하리라는 기대와 바람이 있다.
그 조짐으로 참선과 명상, 텅 빈 소식 반야지와 ‘바로 지금 여기’의 예지가 문화예술, 과학기술 그리고 금융시장에까지 파급되고 있다. 최근통계에 의하면,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개척불교 법사수가 3,500명이라고 한다. 그 반수 이상이 여성법사이며, 남녀법사 대다수가 재가자들이다.
개척불교는 재가불교운동이다. 이것은 아시아불교에서 일찍이 없었던 이변이다. 불교가 사원 중심에서 대중 불교로, 대중 불교에서 생활 불교로 변모하고 있는 것이다. 불교에는 본래 열고 들어가는 문이 따로 없다. 무문이다. 기회균등의 열린사회에서 이같이 구속받지 않는 태도는 불교의 대중화, 현대화에 기여하는바 크다.
우리 모두 누구나 자기 안에 아기부처가 있다. ‘부처님 오신 날’에 자기부처 찾아보고 깨달아, 자연훼손 방지하고, 욕심내지 말고, 낭비하지 말고, 지구촌 주민들과 싸우지 말고화목하게 지내도록 서로서로 연대하고 노력하고 기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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