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세계적 성악무대에 많은 한국 성악가들이 활동하고 있음은 정말 놀랍고도 자랑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70년대 초, 소프라노 이성숙이 한국인 최초로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좌에 주역 가수로의 활동을 필두로 70년대 말~80년대 초에는 소프라노 김영미가 세계적인 성악 콩쿠르를 휩쓸며 세계무대에 혜성처럼 등장하였고, 그 뒤를 이어 홍혜경, 신영옥, 조수미가 잇달아 등장하면서 바야흐로 한인 소프라노들이 세계무대를 주름잡기 시작했다.
또한 바로 그 즈음 바리톤 최현수가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차이코프스키 콩쿠르에서 1위에 입상함으로써 남성 가수들의 세계무대 입성의 길을 터놓은 후 지금까지 많은 남성 성악가들의 등장이 이어져 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오는 8월14일 LA에서 공연을 갖는 ‘이 마에스트리’ 남성합창단은 단원 개개인이 국제콩쿠르 입상자들로서 30~40대의 젊은 성악가들로 구성된 합창단이라고 한다. 이들을 세계적인 연주홀인 ‘월트 디즈니 콘서트 홀’에서 만나볼 수 있다니, 벌써부터 가슴이 설레기 시작함은 비단 나뿐만 아니라 이곳의 모든 성악 애호가들에게도 마찬가지일 게다.
이번 공연의 주 레퍼터리를 보면 일반 남성합창단과는 차별화된 이들만의 독특한 음악적 캐릭터를 알 수 있다. 특히 첫 무대를 장식할 곡들이야말로 개개인의 기량들을 집대성하여 상상을 초월한 다이내믹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Vangelis의 사운드 트랙 ‘파라다이스 정복’은 컬럼버스의 미 대륙 발견을 내용으로 만들어진 영화의 주제곡으로 가사는 아무 뜻이 없고 음향적으로 라틴어 같은 느낌을 주는, 즉 음악적 표현으로 ‘Word Painting’인 장엄하고 심오하며 다이내믹한 곡이다. 음악적으로 난해하다는 카르미나 부라나(Carmina Burana)의 첫 번째 곡인 ‘O Fortuna’ 또한 엄청난 다이내믹의 대비와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곡이며, 바그너의 오페라 ‘탄호이저’에 나오는 너무나도 잘 알려진 남성합창곡인 ‘순례자의 합창’ 또한 얼마나 호소력을 필요로 하는 곡인가.
후반부에서는 ‘네순 도르마’(Nessun dorma) 등 유명 오페라 아리아들을 독창을 겸한 합창곡으로 편곡하여 부른다니 이 또한 흥미로워서 점점 기대감을 부풀게 만든다.
속칭 일당백을 하는 솔리스트들로만 구성된 남성합창단이 과연 어떠한 합창소리를 뿜어낼지는 들어보지 않고는 도저히 상상이 안 될 진데, 이렇듯 귀한 연주회를 마련한 한국일보 미주본사에 진심으로 감사와 축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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