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임(논설위원)
버지니아 주에서 생방송 중이던 미국 기자 2명이 총격피살 당했다. 26일 이 지역 방송사 WDBJ의 엘리슨 파커 기자와 카메라 기자 애덤 워드가 전 직장 동료에게 피살됐는데 26일 아침 이 참사 현장이 그대로 전파를 타며 전 미국인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이에 미 의회가 총기 규제 입법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이렇게 총기범죄가 끊이지 않는 미국에서 대형 총기 사건이 자주 발생하는 원인으로 ‘아메리칸 드림’을 들고 나온 연구 보고서가 나왔다.
연합뉴스에 의하면 앨라배마 대학 형사행정학과 부교수인 애덤 랭퍼드는 24일 열린 제110회 미국사회학회 연례학회에서 미국을 포함한 171개국에서 발생한 대형 총기 사고를 비교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랭퍼드 교수는 대형 총기사고를 ‘강도, 인질, 갱단 폭력 등을 제외하고 불특정 일반인을 겨냥해 4명 이상을 살해한 사건’으로 정의하고 1966년부터 2012년 사이 전 세계에서 터진 이와같은 사건의 사례를 모았다.
랭퍼드 교수는 미국의 총기 참사 용의자들이 공격 장소를 학교, 공장, 사무실로 삼은 것은 여타의 국가가 검문소와 기지 등 군 시설을 겨냥한 것과 다른 성향을 보이는 이유가 높은 총기 소지 비율과 함께 아메리칸 드림을 꼽았다.
아메리칸 드림은 말 그대로 미국인의 꿈이고 이는 종교적•경제적 자유와 평등, 박애의 미국 건국의 바탕이자 원동력이었다. 초창기의 의미는 변화되어가 지금은 성공, 상류층으로 가기위한 물질적인 부와 힘을 일컫는다.
대다수의 이민자들은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지만 현실은 꿈의 실현은커녕 먹고 살기도 힘들다. 더구나 직장에서 상사나 동료와의 관계가 어려워 소외감을 느낀다거나 인종차별을 당했다 싶은데 여기에 조울증, 피해망상, 과대망상, 정신분열증 등이 결합되었다 하자, 왜 미국에서 총기참사가 자주 발생하는 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다들 미국은 누구나 열심히 노력하는 대로 돈을 벌고 성공할 수 있다는 꿈을 가슴 벅차게 안고 이 땅을 밟았을 것이다. 하지만 꿈이란 것이 정신적 풍요나 만족보다는 물질적 부와 명예, 권력 같은, 눈으로 보이는 즉 세속적인 성공을 말한다는데 아메리칸 드림의 허점이 있다.
2008년 리만 브라더스의 파산 이후 미국의 장기적인 경제적 침체는 남미나 아시아로부터 이민이 줄고 유학생들이 미국에 취업하지 않고 모국으로 돌아가게 했다. 이에 고학력 저임금 세대들은 2011년 9월 ‘월가를 점령하라’는 시위를 대대적으로 벌인 바 있다. ‘우리는 99%다, 미국 최고부자 1%가 미국 전체 부의 50%를 장악하고 있다’며 기업의 탐욕과 불평등한 금융시스템을 비난했지만 해결된 것은 없고 한번 무너진 중산층의 회복은 더디다.
한편 마케팅전문회사 DDB가 발표한 ‘2014년 라이프 스타일 연구’에서 아메리칸 드림의 요건을 4가지로 들었다. 첫째 가족들이 사는 집 둘째 질 높은 교육 셋째 안정되고 든든한 직장 넷째 자녀세대가 부모 세대보다 더 나은 생활하기, 아마 한인들도 대략 그럴 것이다.
한인 이민1세 중에는 70~80년대에 단돈 200~400달러 들고 와서 열심히 장사하고 돈 모아 집 사고 빌딩 산 전설 같은 이야기를 지닌 이들이 제법 있다. 주로 소매상들인데 직접 앞치마 두르고 생선 튀기고 야채박스 나르고 프리마켓 뛰면서 푼돈 모아 큰돈 모은 이들이다. 하지만 요즘은 하늘같이 치솟은 렌트에 종업원 인건비, 각종 보험과 시정부 규제가 많아 장사를 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
하지만 미국은 국가 태생 자체가 이민자들이 세운 국가이고 다른 나라에 비해 이민자에게 관대한 편이란 점을 믿자. 돈 잘 벌리던 그 시절보다 더 열심히 일하고 알뜰하게 살다보면 언젠가는 지금보다, 사는 것이 더 나아지지 않겠는가. 정신적으로 풍요로운 아메리칸 드림은 그렇게 부활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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