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동해 문명사 / 주강현 지음·돌베개 펴냄
동해를 둘러싼 이슈가 꼭 그 이름만은 아니다. ‘동해’로 부를 것인지 ‘일본해’로 부를 것인지의 문제만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동해는 보다 많은 사실과 의미를 갖고 있다.
해양문화 전문가인 주강현 제주대 석좌교수가 유라시아 환동해 네트웍에 관한 종합연구인 ‘환동해 문명사’를 펴냈다. 저자가 말하는 ‘환동해’라는 이름은 우리가 보통 의미하는 동해를 넘어선다. 포괄적 환동해는 중국 쪽에서 바라본 동쪽 바다, 러시아 연해주의 바다, 오호츠크와 인접한 사할린과 홋카이도의 바다, 일본 북서부 바다, 그리고 다양한 북방 소수민족들이 바라본 바다를 모두 가리킨다.
세상 어느 지역이 중요하지 않은 것이 있겠느냐만 ‘환동해’는 지금 더욱 중요하게 다가온다. 서구중심사관, 중국(중화) 중심사관에 의해 환동해 지역이 그동안 변방으로 치부되면서 홀대를 받아왔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한국인의 시선도 만주와 서해를 통한 중국, 남해를 통한 일본 등과의 관계에 집중해왔다. 중국과 러시아에서 환동해 지역은변방중에 변방이었다. 대륙침략의 도구로서 동해를 주목하던 일본도 현대에 와서는 태평양 중심으로 다시 돌아갔다.
하지만 저자는 이제 달라졌다고 말한다. 지구온난화 등의 영향으로 북극의 얼음이 높고 북극해를 통한 유럽으로의 항로가 시도되면서 부산에서 시작하는 동해항로는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중국은 만주(동북3성) 지역 산업의 부흥을 위해 동해쪽으로의 출구를 찾기 위해 노력중이다. 동북아국가들의 에너지 부족은 러시아 시베리아 석유와 가스의 공급에 더욱 의존하게 만들기도 한다. 환동해 지역 자체에 대한 보다 심층적인 연구가 필요해진 것이다.
더 나아가 저자는 환동해 지역은 국가단위의 연구만으로 부족하다고 말한다. 기존 국가들의 변방으로 취급된 이 지역에 관한 자료나 유적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저자는 만주나 시베리아, 연해주 캄차카, 홋카이도 등 소민족들의 역할과 자취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주 교수는 민족국가적 인식의 틀을 뛰어넘어 페르낭 브로델이 말하는 ‘장기지속’의 문명사 관점에서 환동해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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