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인 단체•기관들 체결하고 지속성 없어
▶ 구체적 사업 드물어 ‘전시행정’ 비난 사
북가주 지역 일부 한인 단체•기관들이 타단체 또는 기관과 실속 없는 MOU(양해각서) 체결을 맺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이들 MOU의 대부분은 구체적인 사업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극히 드물어 단체 및 기관장들의 ‘생색내기용 행사’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MOU는 구체적 사업을 진행하기에 앞서 쌍방의 의견을 미리조율하고 확인하는 상징적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협약이지만 결국에는 세부적인 협상을 통해 서로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역할을 한다.
북가주의 4개 한인회, 상공회의소 등 수많은 단체와 기관들이 한국의 기업과 병원, 지자체를 비롯해 단체 대 단체, 기관 대 기관으로 MOU를 맺는다. 이렇게 해서 최근 5-6년 간 북가주 단체와 기관들이 맺은 MOU를 합치면 100건은 족히 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지난 수년간 여러 단체가 체결한 MOU 중 실속을 차린 케이스가 드물어 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는 데 있다. 이들 MOU의 상당수는 한국 지방자치단체와 이루어졌다.
한인상공회의소 총연합회(이하 상의총연)도 MOU 체결에 열을 올리는 단체 중 하나다.
제13차 세계한상대회 기간인 지난해 9월 대회장소인 부산에서 한국산업단지공단과 글로벌 교류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이 단체는 지난 2013년 전남 여수상공회의소, 2011년 광주광역시, 2010년에는 대구광역시 등과도 비슷한 내용의 MOU를 체결했지만 결국 거창한 구호만 외치면서 관계자들이 서로 악수만 한 게 전부였다. 올 5월30일 취임한 강승구 상의총연 회장은 이에 대해 “취임 후 아직 MOU를 맺은 바 없고, 무분별한 MOU 남발보다는 실질적 교류, 상호이윤과 발전이 가능한 협약만 체결하려 한다”며 “이전에 맺었던 한국 정부, 교육, 의료, 경제단체 등과 맺은 MOU를 재검토해 실무 협약관계로 복원•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한 상의 관계자는 “대부분 MOU는 상의의 필요에 의해서라기보다는 한국 지자체의 전시행정에 따라 체결된 것”이라며 “앞으로 구체적인 성과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는 MOU 체결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MOU 중 하나가 진료협약으로 한 때 유행처럼 한인 단체들과 MOU를 맺었다.
2010년 SF한인상공회의소가 원광대병원과 진료 할인혜택 MOU를, 2011년에는 SF한인회, 새크라멘토 한인회가 경기도 국제의료지원센터(GMBC)와 화상진료 MOU 등을 맺는 등 수 많은 관련 MOU가 우후죽순격으로 생겨났다 현재는 유명무실해졌다.
한 한인회 관계자는 “한국 지자체나 단체들이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미국에 온 김에 MOU나 체결하자는 식으로 접근하는 경우도 많다”며 “사직 찍으면 끝인 일회성 MOU에 이 지역 단체나 기관들이 들러리를 서는 것 같다”며 내실 있고 잘 짜여진 MOU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판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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