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BBCN, 대규모 계좌폐쇄 거센 ‘후폭풍’
▶ “이유 설명할 의무 없다”막무가내 내몰려, 유지비만 드는‘돈 안되는 계좌’대상인 듯
BBCN 은행(행장 케빈 김)의 대규모 계좌폐쇄(본보 7일자 A1면 보도) 사태를 바라보는 미주 한인사회의 시선이 싸늘하다. 계좌폐쇄 통지서를 받은 고객들은 “왜 폐쇄됐는지 제대로 설명을 듣지 못했다”며 분노와 함께 심지어 불안해하고 있다.
▲차가운 시선, 비난 폭주
6일 한인사회는 BBCN의 일방적인 계좌폐쇄 통보소식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BBCN 지점에는 폐쇄 통지서를 받은 고객들의 이유를 묻는 전화가 쇄도했고 언론사 전화기에는 추가 제보가 잇따랐다. 각종 온라인 게시판은 BBCN을 비난하는 글들로 폭주했다.
하루아침에 BBCN 계좌 2개의 폐쇄 통보를 받은 김모씨는 “농락당한 기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15년 동안 쓴 개인 계좌와 비즈니스 계좌의 폐쇄 통보를 받았다”며 “설명을 요구했더니 지점은 본점으로, 본점은 다시 지점으로 책임을 떠넘겼다”며 남은 BBCN의 다른 계좌들도 정리해 다른 은행으로 옮길 것이라고 말했다.
팔순의 어머니가 충격에 빠졌다는 한인도 있었다. 한 한인 여성은 게시판에 쓴 글에서 “어머니가 당했다. ‘당했다’는 표현밖에 떠오르는 게 없다”며 “웰페어를 받는 계좌인데 힘없는 노인네가 지점에 찾아가서 ‘내가 뭘 잘못했냐’고 묻는데 잔돈 내주면서 다른 은행을 알아보라고 했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불친절한 통지서
BBCN이 지난 1일자로 발송한 계좌폐쇄 통지서는 주류은행에서도 통상적으로 쓰이지 않는 문구들로 가득차 있다는 평가다. BBCN은 통지서에서 ‘10월31일 폐쇄를 통보한다’고 시작해 ‘그 이전이라도 해지가 가능하며 그렇지 않으면 잔액은 은행발행 수표(casher’s check)로 우송해 드리겠다’고 안내했다. 일반적으로 폐쇄 이유, 예를 들면 ‘크레딧 히스토리가 정해둔 기준 이하로 떨어져 폐쇄하게 됐다’는 설명도 찾아볼 수 없다.
대신 BBCN은 곧장 대비책을 마련하라는 안내로 넘어가 ‘자동입금이나 인출이 설정돼 있다면 대체해 달라’며 ‘계좌 폐쇄일 이후 결제 요청이 들어오지 않도록 수표 발행에 유념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일방적 폐쇄 배경에 관심
BBCN이 계좌폐쇄 이유를 설명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그 배경에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은행관계자들은 일단 수익이 안 나는 계좌들을 일괄 정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최근 BBCN을 둘러싸고 연방금융보안법(BSA) 관련 이슈가 없었고 통보를 받은 계좌들이 대부분 오래된 것들이란 점이 눈길을 끈다.
한 한인은행 관계자는 “통보를 받은 고객들의 공통점으로 밸런스가 많지 않고 수수료는 내지 않으며 입출금 패턴이 단조로운 특징이 보이고 있다”며 “은행 입장에서는 대표적으로 유지비용만 소모되는 소위 ‘돈이 되지 않는 계좌’인 셈”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한인은행 고위 관계자는 “우리 은행도 이런 조치들은 취하지만 대개 옵션을 주고 고객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며 “비용절감에 대한 조급증이 부른 실수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BBCN의 한 지점 관계자는 “문의전화들은 있었지만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었다”며 “본점에서 결정한 내용으로 지점에 특별한 지침을 내린 것이 없기 때문에 ‘노 코멘트’ 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BBCN 본점의 한 고위 관계자도 “이번 사안은 마케팅이나 PR 등 은행 내 조직 중 일부는 전혀 알지 못하는 관리 부문과 연계해 내려진 결정으로만 알고 있다”고 말했다.
<류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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