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93개국서 발생 사망자 3만2,600여명 2000년보다 9배 늘어
▶ IS가 절반 이상 자행 민간공격 크게 늘어 한국도 안전지대 아냐
‘2015 IEP 테러리즘 보고서’
테러 공포가 지구촌을 엄습하고 있다. 2001년 9.11사태 이후 미국과 유럽을 시작으로 전 세계적인‘테러와의 전쟁’이 선포된지 15년이 지났고, 지난해 9월부터는 미국·유럽 연합군에 이어 러시아까지 가세한 이슬람국가(IS)와의 대테러 전쟁이 계속되고 있지만 테러에 대한 전 지구적인 불안과 공포는 오히려 확산되고 있다. 테러로 목숨을 잃는 사람은 2000년에 비해 9배가 늘어났고, 테러가 자행되는 지역도 중동 지역 중심에서 서방세계 등 세계 각국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규모도 커졌다. 특정 국가와 정부기관에 집중되던 테러의 양상도 달라졌다. 테러발생 국가는 90여개 국으로 늘었고, 테러도 점차 민간인에 집중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지구촌 어디에서도, 누구도 테러 공포를 피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고 있다. 테러의 영향과 추이를 추적, 분석하고 있는‘경제평화연구소’(IEP)가 최근 발표한‘2015 글로벌 테러리즘 인덱스 보고서’는 테러 공포와 불안이 전 지구적으로 확산되는 지구촌 현실을 보여준다.

지난 13일 프랑스 파리에서 발생한 동시다발 테러로 파리 시내 생마르탱 운하 근처 칼리옹 바 인근 거리에서 생존자와 구조대원들이 참혹한 테러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칼리옹 바에서만 11명이 테러공격으로 숨졌다.
■‘테러와의 전쟁’ 이후 사망자오히려 크게 늘어
2000년 이후 전 세계 162개 국가에서 발생한 테러활동과 그 피해를 조사한 IEP의 보고서에 따르면, 2001년 9.11사태 이후 미국과 유럽이 수행해 왔던 ‘테러와의 전쟁’ 이후 테러사건과 테러 사망자는 오히려 크게 증가했다.
특히,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침공과 이라크 침공 이후 테러사건이 급증했고, 최근에는 2011년 시리아 내전 발발 이후 폭발적으로 테러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지난 15년간의 ‘테러와의 전쟁’은 사실상 실패였음을 보여준다.
2014년 한 해 전 세계에서 테러로 인해 목숨을 잃은 사람은 3만2,685명이었다. 이는 2013년의 1만8,111명에 비해 무려 80%가 급증한 것으로 2000년 이후 15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증가를 기록한 것이다. 9.11사태 직전인 지난 2000년의 테러 사망자가 3,329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9배가 늘어난 것이다.
■테러발생 지역 확산
테러사건이 발생하는 지역도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여전히 대부분의 테러사건이 이라크, 시리아,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나이지리아 등 5대 분쟁국가에 집중되고 있어 전체 테러사건의 78%가 이 지역에서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으나, 테러사건을 경험하거나 이로 인한 인명피해가 발생하는 국가는 해마다 늘고 있다.
2014년 1건 이상의 테러 사건이 발생한 국가는 93개국으로 전년도의 88개국에 비해 5개국이 늘었고, 테러로 인한 사망자가 나온 국가도 2013년 59개국에서 2014년 67개국으로 8개국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테러로 인해 250명 이상 사망자가 발생한 국가는 2000년 4개국에 그쳤으나 2014년에는 17개 국가로 늘어 4배 이상 증가했고, 테러 사망자가 500명 이상 발생한 국가도 2000년 1개에서 11개로 늘어났다. 대규모 테러가 발생한 국가에는 이들 5개국에 더해 소말리아, 우크라이나, 예멘, 중앙아프리카, 남수단, 카메룬 등이 새로 포함됐다. 테러발생 지역도 점차 분쟁발생 지역을 벗어나 미국, 유럽 등 서방국가와 동맹국으로 확산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테러 고위험 국가만 40개국
IEP가 테러사건 발생빈도와 희생자 수를 인구 대비로 환산한 10점 척도의 ‘테러지수’(GTI) 조사에 따르면, 이라크가 GTI 10점으로 가장 높았고, 아프가니스탄, 나이지리아, 파키스탄, 시리아 등 최고 위험군으로 분류됐고, 아시아 지역에서는 인도(7.74), 태국(7.27), 필리핀(7.27), 중국(6.29) 등이 포함됐다.
서방국가들 중에는 영국(5.63), 그리스(4.97), 미국(4.61), 프랑스(4.55) 등이 테러위험 국가 리스트에 올랐다. 통상적으로 테러위험 국가로 분류되는 GT1 4.0 이상 국가만 40개국에 달했고, 잠재적 테러 위험지수인 GTI 2.0 이상 국가는 80개국이었다.
반면, 한국, 북한, 쿠바, 일본, 베트남 등 39개국은 테러 무풍 국가군으로 분류되는 GTI 0.0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슬람국가(IS)는 지난 9월 한국을 십자군 동맹국으로 지칭하며 테러위협을 공언한 바 있어 한국 등도 테러 안전지역이 될 수는 없다. 십자군 동맹국이라는 미국 주도의 대테러 활동에 동참하는 62개국을 의미하는 것으로 IS는 십자군 국가의 시민을 살해하라는 선전·선동을 해 왔다.
■민간인 피해 급증
대규모 테러공격이 늘면서 민간인을 겨냥한 소위 ‘소프트 타겟’(soft target) 테러가 늘어나고 있어 음식점, 공연장, 관광지, 박물관, 학교 등 사람들의 일상 공간이 테러공격의 목표가 되고 있다.
공연장, 시내의 카페와 음식점, 관중이 밀집한 축구경기장 등 지극히 일상적인 공간에서 발생한 프랑스 파리 연쇄테러 역시 민간인들이 일상에서 순식간에 테러 희생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일상을 노린 테러는 프랑스뿐만 아니라 대륙을 가리지 않고 곳곳에서 발생했다. 지난달 10일 터키의 앙카라역 광장에서는 IS가 저지른 대규모 자살폭탄 테러로 102명이 사망했고, 2004년 스페인 마드리드 기차역에서도 동시다발 폭탄테러가 일어나 200명이 죽고 1,200여명이 다쳤다.
실제로 일상 공간에서 발생한 테러공격으로 숨진 민간인은 2,013년 5,647명에서 2014년 1만 5,380명으로 1년 새 9,734명이 늘어 172%가 급증했다. 반면, 종교 지도자나 특정 종교 신봉자의 테러 사망은 2013년 1,250명에서 2014년 1,111명으로 오히려 11% 감소했고, 국가기관에 대한 테러로 인한 사망자는 20% 증가에 그쳐 최근 발생하는 테러공격이 무고한 민간인에 집중되고 있음을 보여 준다.
■테러, 천문학적 경제손실 야기
무차별적으로 자행되는 대규모 테러공격이 늘면서 이로 인한 경제적인 손실규모도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늘고 있다. IEP는 2014년 한해 전 세계에서 발생한 각종 테러공격으로 529억달러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는 2013년의 329억달러와 비교하면 61% 증가한 것이며, 2000년의 49.3억달러에 비해 10배 이상 불어난 것이다.
■IS가 세계 테러의 절반 이상
2014년 전 세계 테러공격은 IS, 보코하람(나이지리아, 카메룬), 탈레반(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알샤바브(에티오피아, 소말리아), 풀라니 민명대(중앙아프리카) 등 5대 테러조직이 주도했다. 이들이 자행한 테러공격인 전체 테러의 78%를 차지했다. 특히, 테러 양대 세력인 IS와 보코하람의 테러공격은 2014년 폭발적으로 증가해 전체 테러의 50% 이상을 이들 두 조직이 저지른 것이라고 IEP는 지적했다.
프랑스 파리 테러로 전 지구적인 테러 네트웍 능력을 보여준 IS는 2014년 1,071건의 테러공격을 감행해 6,073명의 목숨을 앗아갔고, 5,799명이 다쳤다. 나이지리아와 차드, 카메룬 등 북아프리카를 무대로 활동하는 ‘보코하람’은 453건의 테러공격을 자행해 6,644명을 살해했으며, 1,742명을 다치게 했다. 하지만 ‘보코하람’은 사실상 IS의 북아프리카 지부로 볼 수 있어, IS가 전체 테러의 51%를 자행했으며, IS로 인한 테러 사망자는 1만2,717명에 달한다고도 볼 수 있다.
<
김상목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