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막강 로젠탈 버티고 있어 필승조 진입 관건
▶ 경기 외적인 빠른 적응력과 친화력도 요인

일본프로야구 한신 시절의 오승환. <연합>
천신만고 끝에 빅리그 진출에 성공한 오승환(34)에겐 넘어야 할 산이 남아 있다. 한국과 일본에서 최고 마무리로 활약한 오승환이지만 세인트루이스에서는 마무리는 고사하고 필승조 진입조차 험난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세인트루이스에는 시속 100마일(161㎞)의 강속구를 뿌리는 현역 최정상급 마무리 트레버 로젠탈(26)이 버티고 있다.
로젠탈은 지난해 48세이브(2승4패 평균자책점 2.10)를 올려 마크 멜란콘(51세이브ㆍ피츠버그)에 이어 이 부문 2위에 올랐다. 로젠탈 외에도 왼손 케빈 시그리스트(26), 우완 세스 메네스(27)와 조나단 브록스턴(32) 등으로 조화를 이룬 불펜의 짜임새는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가운데서도 최고 수준으로 평가 받는다. 팀 세이브는 62개로 1위이며 세이브 성공률도 80.52%로 뉴욕 양키스(80%)를 앞선 전체 1위다.
불펜의 한 축을 담당했던 랜디 초트(40)와 카를로스 빌라누에바(32)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이탈했지만 스윙맨 타일러 라이언스(28)와 미구엘 소콜로비치(29) 등 백업 전력도 탄탄하다.
면면만 보면 오승환을 영입할 이유조차 없어 보이는 막강 불펜이다. 그럼에도 메이저리그 보장 계약까지 성사된 것으로 미루어 세인트루이스는 로젠탈과 시그리스트에게 집중된 필승조의 부담을 덜고 전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세인트루이스는 지난 시즌 로젠탈이 뒷문을 지키는 가운데 8회에는 좌완 시그리스트가 주로 등판했다. 시그리스트는 지난해 81경기에 나서 74⅔이닝을 던진 가운데 7승1패 6세이브에 평균자책점 2.17을 기록했다.
시그리스트가 좌우를 가리지 않는 특급 셋업맨이기도 했지만 오른손은 상대적으로 덜 두드러졌다. 빌라누에바는 주로 2~3이닝을 던지는 ‘롱맨’ 역할을 했고, 매네스는 63⅓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4.26이었다. 시즌 막판에는 부상에서 돌아온 조던 왈든(29)이 1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87의 빼어난 피칭을 했다. 왈든은 2011년 LA 에인절스에서 32세이브를 기록한 ‘마무리급’이다. 또 트레이드를 통해 2000년대 중반 메이저리그 정상급 마무리로 활약했던 브록스턴을 영입했다.
결국 오승환이 당장 8회 이후에 등판하는 ‘필승조’로 분류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오른손 불펜 투수들과 경쟁에서 살아남는다면 이기는 경기의 6~7회에 투입되는 ‘승리조’가 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직구와 슬라이더 위주의 단조로운 구종은 큰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한ㆍ미ㆍ일 프로야구를 섭렵한 이상훈(45) LG 코치는 “한국과 일본에서 그 정도 검증된 선수라면 기량적인 부분은 둘째 문제다. 류현진의 성공 사례에서 보듯이 경기 외적인 빠른 적응과 친화력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오승환은 이상훈, 구대성(47), 임창용(40)에 이어 네 번째로 한미일 프로야구를 모두 경험한 선수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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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환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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