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18∼34세의 주택 보유율이 1982년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퓨리서치 조사를 인용해 1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이른바 밀레니얼 세대(Millennials)로 불리는 이들 가운데 주택을 소유한 사람은 2014년 기준 36%에 불과했다. 이는 2006년보다 7% 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18∼34세가 부모와 함께 사는 비율은 2015년 32%로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높아졌으며 관련 통계를 기록한 1968년 이후 사상 최고다.
실례로 35세의 릭 스파이는 세 아이를 뒀지만, 부모님 집에서 살고 있다. 집을 사는 것은 너무나 위험이 크다고 그는 생각한다. 그는 동 세대의 많은 이들처럼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직장을 잃고 주택 대출금을 갚지 못해 집을 팔았다.
그는 집을 사고 싶어도 신용도가 너무 낮아 대출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밀레니얼 세대가 집을 사지 않는 것은 경제 전문가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이들은 경기침체기에 일자리를 잃거나 구하지 못해 큰 타격을 입었지만 미국 경제는 이후 상당히 회복된 상태다.
퓨리서치의 리처드 프라이는 "노동시장이 개선되면서 부모와 사는 사람들이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면서 "다른 요인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업률 통계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 미국 경제는 더 복잡하다.
우선 경기 회복은 균등하지 않았다. 고용이 증가하고 주식시장이 활기를 띠었지만 기록적인 불평등과 중산층 감소 때문에 상쇄됐다고 FT는 전했다.
이른바 '임시직 경제'(gig economy)가 부상하면서 프리랜스와 파트타임 일자리가 늘었지만 노동의 안정성은 떨어졌다.
많은 밀레니얼 세대는 학자금 대출 상환 부담도 크다. 다달이 내야할 돈이 상당해 주택 구입에 쓸 돈을 저축하기 어렵다.
지난해 대학을 졸업한 10명 가운데 7명은 학자금 대출이 있었는데 평균 금액은 3만달러 이상이다.
24세의 에리 리온은 "일단 빚을 지고 나중에 여섯 자리 수의 급여(10만달러 이상)를 받으면 된다고들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이비리그 대학을 나온 그의 친구들은 집을 사기보다는 여섯 자리의 대출을 갚느라 허덕이고 있다.
노동시장의 강세와 저금리로 부동산 가격이 치솟자 많은 사람이 주택 구입보다 렌트를 택하면서 일부 대도시 지역에서는 임대료도 대폭 올랐다.
전문가들은 밀레니얼 세대가 집을 사지 않는 것이 유럽처럼 구조적인 현상이 될 수 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탈리아와 슬로바키아 등지에서는 부모와 동거하는 18∼34세가 절반이 넘으며 그리스, 스페인, 포루투갈, 폴란드 등에서도 40%가 넘는다.
24세의 컴퓨터 프로그래머 조쉬는 부모와 함께 사는 것이 "새로운 정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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