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 한잔의 초대/ 이영우 전 상춘회 회장•꿈나무 장학회 회장
![“어린이ㆍ노인이 건강해야 한인사회 건강” “어린이ㆍ노인이 건강해야 한인사회 건강”](http://image.koreatimes.com/article/2016/02/18/20160218063530561.jpg)
<사진 천지훈 기자>
사업실패후 47세에 무일푼 미국행
10년후 세탁소 차려 18년간 운영
지금 내손자에 1만달러 주는것보다
좋은일 했다는 기억 물려주고싶어
어릴적부터 축구볼 하나로 시작된 인연이 뉴욕에서 꿈나무 장학회를 탄생시켰다. 전 상춘회 회장으로써 한인노인들의 건강이 한인사회의 건강이라는 점을 널리 인식시키기도 한 이영우 회장을 만나본다.
●어린 나무 가꾸기
한인사회 장학재단 대부분이 고등학교와 대학,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 초등학생이나 중학생 대상은 거의 없다. 지난 2007년 창설된 뉴욕 원로축구회 꿈나무장학회는 매년 체육과 예술 분야 어린 꿈나무에게 장학금을 수여해 오고 있다. 작년 12월14일 제8회 장학금 수여식에서 초등학교 6학년부터 15세까지의 장학생 15명은 각 300달러씩 장학금을 받으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어렸을 때 장학금을 받게 되면 많은 사람들의 박수 소리가 아이들 머리속에 오래 남게 된다. 어려서는 부모들이 돌봐주는데 무슨 돈이 필요하냐고 하겠지만 금액이 얼마냐 보다 장학증서가 사춘기 아이들에게 주는 영향은 크다.” 뉴욕원로축구회 꿈나무 장학회 회장 이영우는 장학회 창단동기를 말한다.
“우리 이민 1세대, 1.5세가 피땀 어린 노력으로 성공신화를 만들었다면 그 다음 목표는 꿈나무 양성이라 할 수 있다. 일생동안 돈 모으는 재주는 없지만 한 번 왔다 가는 인생인데 좋은 일 하고 가야하지 않겠는가. 어떤 이는 왜 자녀와 손주들을 도워 주지 이런 일을 하느냐고 한다. 내 아이들에게 1만 달러를 주는 것보다 훗날 손자손녀들이 할아버지가 이런 좋은 일을 하고 갔다는 가르침을 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 장학회 뜻을 높이 산 장학생 이수나비양 경우에는 자신의 장학금을 더 어려운 아이에게 주라고 기증한 일도 있었다.”
꿈나무 장학회는 그의 남동생인 이창우(에덴양복점 대표)후원회장, 김영덕 고문 외 뜻있는 분들의 도움이 컸다. 찰스 랭글 연방하원의원 경우 창단때부터 시상식날이면 직접 참여하며 후원해 오고 있다.
●상춘회 전 회장
이영우는 2009년부터 상춘회와 인연이 되어 9대와 10대 대외부회장을 거쳐 2012년~2013년 상춘(常春)회 제11대, 12대 회장을 지냈다. 이때 “건강하게 삽시다. 나이 먹은 노인이 건강하여야 한인사회도 건강합니다”며 한인사회에 노인 건강 바람을 일으켰다.
“‘항상 푸르다’ 는 뜻이 담긴 상춘회는 조직이 잘 되어 있다. 현재 회원이 80여명으로 매월 셋째주 목요일 오전 11시30분경 플러싱 금강산 식당 연회장에서 모임을 연다. 롱아일랜드, 브루클린, 맨하탄에서 회원들이 모여 식사비 20달러를 내고 친목 도모를 한다, ”
모임에는 보통 40여명이 모이는데 최근에는 뉴욕•뉴저지 지역의 더 많은 노인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더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매월 건강 세미나를 개최하여 노인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고, 얼마 전부터 쉼터도 찾는 중이다. 지역별 조기운동 클럽 등을 제대로 하자는 열의로 차있다.
”한인노인들의 활기차고 풍요로운 노후생활을 위해 워싱턴 벚꽃여행, 로드아일랜드 야유회 등 다양한 여가 프로그램을 확대지원하고 거리 청소 등 봉사활동외 사물놀이 공연 등 여흥시간도 마련한다. 상춘회 회원은 60대이상 한인 노인들로 가입비는 30달러, 서로간 덕담을 나누며 외로운 노후를 위로받고 있다.
●축구로 고친 위장병
1940년 전북 정읍군 칠보면 백암리에서 2남 4녀 중 장남으로 태어난 이영우는 고등학교를 마치고 1966년 무일푼으로 무작정 상경했다.
“서울에 맨주먹으로 와서 얼마나 고생을 많이 했는지 신경성 위장병이 생겼다. 병원에 다닐 돈도 없고 해서 돈이 적게 들고 여럿이 할 수 있는 축구를 시작했다. 약수동에 살며 장충단 공원, 동국대 운동장, 남산 등에서 매일 아침 축구를 함께 모여서 한 사람들이 모인 것이 남산조기 축구팀이다. 당시 코미디언 넘보원, 정민섭, 청룡 국가대표팀 감독 등의 회원들 열의가 대단했다. 20여년간 축구를 하면서 어느새 위장병이 나아버렸다.”
이영우는 동대문에서 복지 도매상을 크게 하면서 약수동 로타리에서 양복점도 경영했다. 그러다 사업에 실패하자 아내와 4남매를 두고 1987년 무작정 도미했다. 평소 크레딧이 좋아 ‘저 사람은 결코 돈을 떼먹지 않을 사람이다’는 믿음으로 주위사람들이 비행기 티켓을 해주고 서류도 해주어 미국에 왔지만 뭐해서 아이들을 먹여살릴 지 앞길이 막막했다.
“내나이 47세에 무일푼으로 미국에 와서 야채가게를 비롯 별 거를 다하다가 봉제공장에서 1주일간 미싱 일을 배워 세탁소에 취직했다. 플러싱 집에서 브루클린 킹스웨이의 세탁소까지 왕복 4시간을 오가며 3~4년간 일했다. 별 보고 나가 별 보고 들어가는 생활을 하는 동안 테일러(Tailer) 기술이 늘었고 가족도 1년후 미국에 와서 합쳤다. 기술이 있으면 아무도 무시못한다.”
도미 10년 후에는 맨하탄 78가 1애비뉴에 본인의 세탁소를 차려 18년간 운영한 후 3년 전 은퇴했다.이영우는 1999년 패션협회 5대회장으로 드라이클리너협회와의 자매결연으로 도움을 주고받았고 2000년에는 축구협회 13대 이사장, 2001년에는 호남향우회 이사장, 2003년 28대 한인회 부이사장, 29대 부이사장을 역임했고 2004년 뉴욕원로축구회를 창단했다.
“초등학생때부터 축구를 좋아했다. 김제농고 축구선수로 활약했고 1983년 김문기 총재를 모시고 축구인 처음으로 축구 라이온스 클럽을 창단하기도 했다. 이는 축구로도 밥 먹고 살 수 있는 실업축구의 발판이 되었다. 미국 온 다음날로 메도우 팍에 가서 축구를 했다. ”
50대이상 원로축구회 회원들과 토요일 아침이면 플러싱 하이스쿨 운동장에서 공을 찼다. 2004년 미동부 OB 축구동우회장 배 축구대회에서 첫 우승, 미동부 OB 축구동우회 필라회장배 축구대회 참가, 롱아일랜드 한미축제 OB축구대회 장년부 우승, 미동부 OB축구동우회 뉴욕지회장 뉴욕원로 축구회장배 축구대회 개최, 축구협회 코리안 리그 참가 우승 등등 창단한 해 가는 곳마다 인기를 끌었다.
그 외 세네갈 청소년축구팀 방문, 워싱턴 D.C. , 볼티모어와 필라대회 참가 및 우승, 재독한인회 및 독일 OB축구회와 친선 경기 및 자매결연 협정, 커네티컷 한인축구회와 자매결연 등 플러싱 유니온 양로원 방문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그는 원로축구회 관련 수십명에게 감사장을 수여했으며 ‘받는 기쁨보다 주는 기쁨이 더 크다“고 한다. 이영우는 찰스 랭글 연방하원의원으로부터 두 번, 그 외 다른 단체에서 감사장을 다수 받은 바 있다.
●호남향우회와 미동부 경주이씨 종친회
2014년 2월 28일 ‘자랑스런 호남인상’을 받고 작년 8월 1일 경주이씨 종친회 회장으로 추대된 이영우는 고향사람과 종친회에 대한 사랑도 각별하다.
“호남향우회는 400여명 정도 회원들의 친목이 돈독한 것으로 소문나 있다. 경주이씨 종친회원이 50~60명 정도로 봄•가을 가족 야유회를 통해 친목을 나누고 있다. 경주이씨 38대손이다. 아내가 솜씨가 좋아 30여년간 맨하탄 고급 옷 손바느질을 하며 내조해오고 있다. ”
이영우•이영숙 슬하의 2남 2녀는 CPA, 물 비즈니스, 두 자녀가 세탁소를 하고 있고 손주 6명을 두었다."축구는 시간에 구애 안받고 운동화와 축구공만 있으면 된다. 플러싱 하이스쿨 운동장이 문을 닫아 요즘은 아침에 키세나 팍에서 철봉을 한다. 마음 같아서는 평양 가서 축구시합을 한번 했으면 한다. 뉴욕에서 70세 넘은 한인노인들이 똑같은 유니폼을 입고 평양 노인들과 축구시합을 한다고 상상해보라. 전쟁이 아니라 평화를 먼저 떠올리지 않겠는가.“
축구공 하나로 밝고 건강한 한인사회 만들기에 앞장 서 온 이영우의 꿈이다. 아기자기한 잔정이 넘치는 그는 “어린 나무를 잘 가꾸려면 물을 잘 주고 커지기 전에 필요 없는 가지도 쳐주어야 한다. ”며 앞으로 차세대 리더 육성에 더욱 힘쓸 것을 다짐한다.
<
민병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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