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라인서 계좌 오픈 시작한 고객, 절반이 지점 방문해 마무리 원해‘
▶ 지점축소’자칫 영업기반 잃을 수도
앨라배마주 버밍햄의 리전스 파이낸셜 뱅크는 올해 초 온라인 뱅킹으로 계좌를 오픈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주목할 점은 맨 마지막에 계좌 오픈을 온라인상에서 마무리할 것인지, 아니면 지점을 방문해 끝낼 것인지 둘 중 한 가지 방식을 선택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지난 두 달여간 운영해 본 결과는 ‘반반’으로 나타났다. 리전스의 앤디 에르난데즈 디지털 뱅킹 책임자는 “예상보다 많은 고객들이 온라인으로 시작해 직접 얼굴을 맞대고 끝내길 원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온라인 뱅킹이 화제로 떠오르며 은행들의 투자확대와 핀테크 기업들이 봇물처럼 등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오프라인 지점의 필요성은 간과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지점 확장이냐, 온라인 뱅킹 강화냐의 기로에 선 한인은행들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시장조사 기업 에이트(Aite) 그룹의 최신 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왜 PC, 랩탑, 스마트폰에서 가입을 마무리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57%가 “누군가와 직접 이야기를 나누고 싶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렇다면 과연 이런 반응은 베이비부머 등 IT 기기 사용이 편치 않은 노년층에 한정된 것일까? 놀라운 점은 에이트가 지난 2013~2014년 직접 지점을 방문해 체킹 어카운트를 오픈한 전체 조사 인원의 37% 가운데 X세대나 밀레니얼 세대가 81%를 차지했다는 사실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유사한 고객들의 패턴을 발견했다고 최근 밝혔다. 브렌트 레스턴 BOA 디지털 세일즈 담당자는 “관찰 결과 65~70%의 고객이 계좌를 열고 새로운 상품에 가입하는 등의 과정을 온라인에서 시작해 지점을 방문하거나 콜센터에 전화를 거는 식으로 끝냈다”고 전했다.
한인은행들도 놀랍다는 반응이다. 은행 지점은 당연히 노년층 고객이 선호하고 젊은 고객들은 온라인 뱅킹에 열광할 것이란 도식이 깨졌기 때문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은행 경영 차원에서 효율성 극대화하면 가장 먼저 지점 축소를 떠올리는데 제고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한인은행권은 BBCN과 윌셔의 합병은행 출범을 앞두고 중복 지점 정리가 최대 관심사지만 전략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경쟁 은행들이 지점망 확충을 위해 눈에 불을 켜고 있는 가운데 섣불리 문을 닫았다가 소중한 영업기반을 영영 잃게 될지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다른 은행들에 비해 온라인 뱅킹 분야에서 앞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윌셔, CBB, 유니티 등도 안심할 수는 없다. 윌셔는 지난해 12월 전자동 온라인 계좌 개설 서비스를 선보였고 CBB는 지난해 한해 순익의 8% 이상인 94만4,000달러를 투입해 새로운 온라인 뱅킹 시스템으로 업그레이드했다. 유니티는 한인은행권 최초로 최고디지털책임자(CDO) 직을 신설하고 전담팀을 운영 중이다.
한인은행 고위 관계자는 “한인은행들이 돈이 된다면 한편으로 몰리는 쏠림현상은 하루 이틀 된 문제는 아니지만 이제는 균형감을 갖춰야 할 것”이라며 “주류은행권의 시행착오를 교훈 삼아 온·오프라인 영업기반 동시 강화 및 유지 전략을 취해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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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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