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미국에서 출간된 <나르시시즘 역병(疫病): 특권의식에 사로잡힌 시대를 살기(The Narcissism Epidemic: Living in the Age of Entitlement)>란 책이 있다. 이 저서의 공동저자인 두 심리학자 진 M. 트웬지와 W. 키이스 캠벨(Jean M. Twenge and W. Keith Campbell)은 1980년대부터 신체적인 비만처럼 사람들의 심리적인 비만상태라고 할 수 있는 자애주의 나르시시즘이 급속도로 증가하기 시작했다며 특히 수많은 미국인들이 이 증상을 나타내고 있다는 주장을 이 책에서 펴고 있다.
하지만 이 자아도취적인 자애주의는 비만으로 생기는 당뇨 같은 증상이기보다는 알콜 중독과 유사하다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어쩌면 금년 미국대선 공화당의 선두주자인 도널드 트럼프가 그 대표적인 예가 될는지 모르겠다.
요즘 인터넷에선 자신의 ‘나르시시즘 지수’를 측정해볼 수 있는 퀴즈도 있다고 하는데, 도대체 이 나르시시즘이란 자애주의가 뭘 의미하는지 살펴보자.
마치 옛날 희랍 신화에 나오는 나르시소스 (Narcissus)가 연못 물에 비친 제 모습에 반해 익사하듯 오늘날엔 인스타그램(Instagrm)이다 페이스북(Facebook)이다 트위트(tweet)다 하는 인터넷 바다에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들 빠져 허우적대고 있다.
나르시소스가 사랑한 건 자기 자신이 아니고 제 그림자였듯이 다른 사람들 눈에 비친 내 인기란 것도 실체가 없는 허깨비에 불과한 것이다.
18세기 프랑스 철학자 장 자크 루소는 다른 사람들의 의견에 기준한 자애(自愛 - self-love)를 프랑스어로 ‘amour-propre’라 했고, 그보다 더 건전한 자존심에 입각한 자애심을 ‘amour de soi’라고 일컬었다. 전자가 다른 사람의 인정과 호감을 사려는 얄팍하고 불안한 심리라면, 후자는 있는 그대로의 자아를 발견하고 충족시켜 얻게 되는 자존감을 뜻하는 것이리라.
내가 어렸을 때부터 일찍이 깨달은 바는 나 자신을 남과 비교하다 보면 백해무익한 열등감이나 우월감에서 벗어날 길이 없다는 것이었다. 결단코 모든 면에서 내가 남보다 뛰어날 수도 못할 수도 없지 않겠는가.
그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는다 해도, 나를 나 자신과 비교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나로서 나다우면 됐지, 그 누굴 흉내 낼 수 있겠는가. 내가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그만이다.
<
이태상(전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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