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법 체류자가 주 대상…멕시코 수사당국도 참가

샌디에이고 유니언-트리뷴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디에고 카운티에서 ‘실종 가족 찾기’라는 이색 캠페인이 처음으로 열렸다.
지난 주말부터 1주일 일정으로 전개되고 있는 ‘실종 가족 찾기’ 캠페인은 샌디에고 카운티 의학 검사관실과 카운티 셰리프국 등의 협조로 이뤄졌다고 샌디에고 유니언-트리뷴이 25일 전했다.
이 캠페인의 주 대상은 멕시코 접경지역인 샌디에고 카운티에 거주하는 히스패닉계 불법체류자들이다.
불법체류 신분 때문에 실종 신고를 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신고 기회를 줘 실종 가족을 찾기 위해 마련된 행사다. 이번 캠페인에 멕시코 수사당국 관계자가 참가한 것도 이 같은 연유에서다.
실제로 캠페인 첫날 실종된 아들ㆍ딸을 찾기 위한 희망을 품은 부모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들은 사라진 자식들의 인적 정보와 실종 경위 등을 신고하고 자신의 DNA를 제출했다.
이 가운데 마리아 바스케스는 지난 1999년부터 연락이 두절된 아들 지저스 토레스 바스케스를 찾으려고 의학 검사관실을 찾았다.
1999년 여름 당시 19세인 지저스는 삼촌과 함께 오리건 주에 가려고 집을 나섰다. 몇 달 뒤 지저스는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삼촌과 다퉈 서로 헤어졌다. 종종 연락하겠다"고 말하고는 17년간 집에 돌아오지 않았다.
마리아는 이후 삼촌으로부터 아들인 지저스가 이민세관국에 붙잡혀 추방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녀는 그러나 "아들은 미국에서 살고 있다. 다만 내 존재를 잊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올해 89세 할머니 개럿 하그너도 30년간 행방이 묘연한 아들을 찾으려고 어려운 발걸음을 했다. 그녀는 "30년 전 말썽 많은 아들을 집에서 내쫓았는데 지금껏 소식조차 듣지 못했다"면서 "아들이 살아있다면 64세가 됐을 것"이라고 했다.
그녀는 몇 시간 뒤 샌디에고 경찰로부터 "아들이 지난해 여름 샌디에고 중심가에 있는 남의 집 앞에서 잠을 자다가 검문을 받은 적이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개럿 할머니는 "아들이 인근에서 30년간 살고 있었다니 너무 놀랍다"면서 "언젠가 아들이 나를 찾아올 것이라고 믿는다. 다만 내가 올해 90세가 되는 만큼 그 날이 빨리 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글렌 와그너 의학검사관은 "샌디에고 카운티에서 실종자 신고는 모두 3천175건에 이르며, 주 전체에서는 1만9천 건을 넘어서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실종자 가운데 상당수는 불법체류자들"이라며 "신분 제약 때문에 신고를 꺼리는 사람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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