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아이가 모르는 사람과 통화를”
▶ 무작위로 걸어, 나이어리면 접근, 친구하자•게임•고민상담 역할 자처, 경계 풀리면 “혼자있니*어디사니”
“너 지금 누구랑 통화했니. 누구냐고. 왜 대답 안 해.”
김모(44)씨는 6학년에 재학 중인 딸이 누군가와 전화하는 모습을 간간이 보게 됐다.
작년 연말 딸에게 사준 첫 스마트 폰이었다. 김씨는 “지난 4개월 동안 걸려오는 전화가 없고, 그렇다고 친구들과 통화하는 걸 본적도 없었다”면서 “최근 몇 주 전부터 전화가 오기 시작하고 친구라며 방으로 들어가 통화하는 걸 보고 그 또래들이 나누는 비밀대화 정도로만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화가 걸려오면 눈치를 보는 모습이 이상해 딸이 잠든 틈을 타 전화내역을 들여다 봤다.
“그런데 이상하리만큼 아무 내역도 없는 거예요. 분명 오후에도 통화하는 걸 봤거든요. 더 이상한건 어떻게 알았는지 읽고 나면 자동으로 지워진다는 메시지 앱도 전화기에 깔아놓았더라고요.”김씨는 딸을 깨워 어떻게 된 일인지 물었지만 사춘기가 빨리 시작된 딸은 신경질만 낼 뿐 친구랑 통화했다고만 되풀이했다.
그는 남편과 상의 끝에 통신회사에 전화를 걸어 통화내역을 이메일로 받았다. 한 번호와만 통화가 이루어진 것을 확인하고 딸의 셀폰으로 해당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성인 남성의 목소리가 들리면서 반갑게 제 딸의 이름을 부르더라고요. 바로 난 ‘그 아이의 아버지다. 당신은 누구냐’라고 단독 직입적으로 물었죠. 그러자 친구라고 얼버무리고 전화를 끊는 겁니다.” 이후 몇 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의문의 남성은 받지 않았다.
부부는 딸을 앉혀놓고 어떻게 된 일인지, 문제의 남성이 누군지를 추궁하자 딸은 결국 모든 것을 실토했다. 한 달 전 어떤 사람을 찾는 전화가 걸려와 받게 됐고, “난 당신이 찾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사람을 찾는 전화가 종종 걸려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찾는 사람은 옛날 여자 친구다” 등 본인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를 재밌있게 하면서 현재 초중학생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게임 등으로 대화를 유도했다. 그런 식으로 이 남성은 접근하기 시작했고, 김양은 무료했던 일상에 특별한 친구가 생긴 느낌 이었다고 전했다.
김양의 부모는 “우리가 이상한 일이 일어나기 전에 알았기 망정이지 큰일 날 뻔 했다”며 “학교에도 이 사실을 알렸다”고 말했다. 이같이 판단력이 약한 초중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접근, 친절한 형, 오빠, 아저씨, 친구 같은 역할을 하며 나중에는 성적 요구를 하는 성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베이지역 일부 학교 당국은 이처럼 셀폰이나 집으로 전화를 걸어와 대화를 시도하는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최모씨는 “초등학교 5학년생 아들의 셀폰에 하루에 3-4번 씩 모르는 전화번호가 찍힌다”면서 “학교에서 이런 일들에 주의하라는 이야기를 들었던 터라 아이의 셀폰으로 걸려온 모르는 전화는 차단(Block) 기능을 이용해 모두 차단시켰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차단번호들을 보면 지역 번호들이 이 지역부터 타주까지 다양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미성년자 성관련 범죄 전문가들은 “인터넷을 이용한 자동번호로 연락을 하기 때문에 이들이 전화번호를 바꿔서 걸 수 있는 번호는 무궁무진하다”며 “모르는 번호는 차단하고 받지 말도록 교육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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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판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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