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현지시간) 런던마라톤에 참가한 선수들이 빅벤 앞을 지나고 있다. (UPI=연합뉴스)
세계 4대 마라톤 대회 중 하나인 런던마라톤 대회 현장에서 선수들이 마실 물을 주민들이 훔쳐 달아나는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2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와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이 사건은 출발점에서 8마일(약 12.8㎞) 떨어진 런던 남동부 지역 뎃퍼드에서 벌어졌다.
이날 오후 1시 15분께 선두그룹이 지나쳐 가자마자 남녀노소 수십 명이 달려들어 식수대에 놓인 물통을 챙겨가기 시작한 것이다.
일부는 물통을 더 많이 가져가려고 대형 비닐봉지를 가져와 물통을 쑤셔 담았다. 아예 운반용 카트를 동원해 물통 박스를 차곡차곡 쌓아 옮기는 사람들도 있었다.
곁에서는 뒤처진 선수들의 발길이 여전히 이어졌고, 5∼6살 어린이들마저 놀란 눈으로 지켜봤지만 ‘물통 도둑’들의 행동에는 거침이 없었다.
한 목격자는 “유모차에 넣을 수 있는 만큼 물통을 싣는 부모들도 있었다”면서 “이 사람들은 곧 각자 다른 방향으로 흩어져 달아나기 시작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들의 모습은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를 통해 공개돼 공분을 샀다.
네티즌 일부는 동영상에 찍힌 인물 대다수가 아프리카계 유색인종이란 점을 두고 인종차별적 언사를 쏟아내기도 했다
주최 측은 이번 사건이 경기 자체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약탈 행위가 본격화된 것은 선수 대다수가 지나쳐 간 이후였기에, 물 부족으로 문제를 겪은 선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용되지 않은 물은 회수돼 다른 행사에 이용되는 만큼 식수대에서 허락없이 물을 가져가는 행위는 정당화될 수 없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런던마라톤 대회책임자인 휴 브래셔는 “굉장히 유감스럽다. 자원봉사자들은 이런 일이 벌어질 경우 직접 맞서지 않도록 안내받은 상태였다”고 말했다.
현지 경찰은 이번 사건으로 체포된 피의자는 없다고 밝혔다. 주최 측은 조만간 공식 조사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런던마라톤에는 전 세계에서 온 선수 4만여 명이 참가했으며, 케냐의 엘리우드 킵초게(31) 선수가 2시간 3분 5초에 결승선을 통과해 우승을 차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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