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식품박람회는 전 세계 2,600개 업체가 참가하는 세계 최대 식품 박람회다. 매년 6월 맨하탄 제이콥 재빗 센터에서 사흘간 열리는 이 행사는 올해도 전 세계에서 약 2만 명의 관람객들이 몰려와 아시아와 남미, 유럽 등 글로벌 식품 트렌드를 한 눈에 확인하는 시간을 가졌다. 물론 한국 식품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aT 센터가 마련한 한국관에는 총 31개 한국 식품업체들이 참여, 예년에 비해 훨씬 다채로운 한국산 먹거리들이 소개됐다. 코코넛, 허니 버터, 솔티 등 아몬드처럼 다양한 맛의 간편하게 즐기는 은행, 반건조 고구마와 감, 밤과 장미 스프레드, 우롱차 스프레드, 흑마늘, 소포장 김치 등은 인근 부스의 치즈와 파스타, 초콜렛, 커피 등의 평범한 제품과 대비되면서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그중 가장 히트는 쌀 제품이었다. 특히 델리 만쥬로 잘 알려진 델리스의 부스에는 뻥튀기 기계에서 쉴새 없이 쏟아져 나오는 곡물 과자에 발 디딜 틈 없이 관람객들이 몰려 들었다. 일명 멀티 그레인 팝 기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과자들은 캬라멜 소스 등에 버무리기만 하면 다양한 맛을 가미할 수 있어 유통 업체들이 만족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인절미 스낵, 쌀 파스타, 쌀과자 말이 등 한국산 곡물로 만든 제품들은 기름기가 없는 다이어트 식품이라는 면에서 특히 여성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아쉬움도 없진 않았다. 몇몇 제품 경우 제품 정보를 담은 제대로 된 책자가 마련돼 있지 않았다. 마련됐더라도 영어가 아닌 한글과 한자로 돼 있어 관람객들의 호기심을 제대로 충족시키지 못했다. 타민족 여성 바이어 2명이 과자를 맛 본 후 책자를 찾았음에도 선뜻 내놓지 못하는 업체 관계자를 보며 시간과 금전을 투자한 만큼 소득을 제대로 올리지 못하고 있다는 안타까움이 컸다.
요즘 한국산 먹거리에 대한 타민족들의 관심은 상상을 초월한다. 이제 퀸즈 플러싱의 한인마트에서는 한국말보다 중국말이 더 많이 들리고, 냄새가 날까봐 참기름이 발라진 김밥을 꺼내 먹을 엄두도 못 냈던 학창시절은 그야말로 옛날 얘기가 돼 버렸다.
뉴욕 aT에 따르면 한국의 전체 대미수출은 전년대비 3% 감소한 반면, 한국농식품 수출은 전년대비 13% 증가했다. 호기심과 관심은 높아지는데 이를 제대로 충족시키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되돌아봐야 한다. 업체들에게는 지금이 중요한 성장의 기회다.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업체들이라면 이제라도 서둘러 기본이 갖춰진 홍보를 통해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으면 한다.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만 온다고 했지만, 준비도 되지 않았는데 기회가 왔으니 얼마나 큰 행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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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은 경제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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