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치안, 정보 당국이 테러범들의 핵심 교신 수단으로 이용되는 암호화된 메신저 앱에 대한 규제를 추진하고 나섰다.
22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테러 대책에 부심하고 있는 EU 치안, 정보 당국은 테러범들이 정보화법의 허점을 이용, 암호화 메신저 앱을 이용해 당국의 추적을 피하고 있다는 판단하에 이를 규제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베르나르 카즈뇌브 프랑스 내무장관은 23일 베를린에서 토마스 데메지에르 독일 내무장관과 만나 암호화된 통신을 제한하기 위한 새로운 조치 등을 논의한다.
대테러 당국은 그동안 주로 테러 용의자들의 통신을 감청해왔으나 근래 완전 암호화가 가능한 온라인 플랫폼과 앱들이 등장하면서 이들의 교신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왓츠앱, 아이메시지 등이 대표적 암호화 앱으로 현재 정보 당국이 이들 앱을 통한 교신을 해독하기가 거의 불가능한 실정이다.
반면 최근 유럽에서 발생한 일련의 테러 사건에 대한 수사 결과, 암호화된 메시지 교신이 테러조직의 공격 감행에 핵심적인 수단으로 드러나고 있다.
이미 미국에서는 2013년 에드워드 스노든의 기밀누출 사건 이후 암호화 앱이 테러범들의 핵심 교신 수단이 되고 있으며 정보기관들의 기밀 작전에 큰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내왔다.
프랑스 정보 당국도 지난해 11월 파리 테러 이후 엄청난 자료를 입수했으나 상당 부분 암호화돼있어 해독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 정보당국자는 "위협의 범위는 엄청난 상황에서 우리는 사실상 한 손을 뒤로 묶인 상태에서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현행 관련법이나 분위기상 암호화 기술을 전면 금지하기는 불가능하며 디지털 프라이버시 그룹의 강력한 반대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EU가 온라인 프라이버시 규정에 대한 검토에 나서면서 이미 페이스북 등 일부 미국 업체들은 불안감을 나타내고 있다. 암호화를 법으로 규제할 경우 통신의 보안과 기밀성을 더는 보장하기 힘들다는 이유를 내세우고 있다.
암호화 규제에 대한 EU 내 입장도 차이가 있다. 프랑스와 영국은 전통적으로 내부 보안절차에 유연한 입장을 보이는 반면 독일과 공산화의 기억이 아직 남아있는 동유럽 국들은 엄격한 입장이다.
프라이버시 옹호론자인 독일의 얀 필립 알브레흐트 의원은 "지금은 동독이 아니다. 아무 편지나 뜯어볼 수 없다"고 암호화 금지 움직임에 반대했으나, 최근 테러사태가 독일의 입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암호화 금지를 둘러싸고 EU 내에 또 한 차례 논란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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