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록밴드 항소심 수용…NFL 워싱턴 레드스킨스에도 파장

오리건 주 출신의 록밴드 `슬랜츠’
미국에서 아시아 인종을 비하하는 용어의 상표 등록 허용 여부를 놓고 연방 대법원이 심리에 나섰다.
30일(현지시간)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연방 대법원은 전날 오리건 주 출신의 4인조 록밴드 '슬랜츠'(The Slants)의 이름과 관련한 소송을 이번 회기에 다루겠다고 밝혔다.
'슬랜츠'라는 명칭은 눈이 찢어진 아시아계를 깎아내리는 속어인 슬랜트(Slant)에서 따왔다. 앞서 이 그룹의 멤버 사이먼 탐은 연방 특허상표청(PTO)에 '슬랜츠'라는 이름으로 상표권 신청을 했다가 거부당하자 소송을 제기했다.
특허청은 연방 상표등록법에 따라 아시아인을 비하하는 의미가 담긴 '슬랜츠'라는 용어를 상표로 쓸 수 없다는 행정처분을 내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방순회항소법원은 지난해 12월 "상표에 비방의 의미가 있다고 정부가 그 상표의 등록을 거부할 수 없다"면서 "이는 표현의 자유를 규정한 수정헌법 1조에 위배된다"고 밝혔다.
이에 법무부는 "상표 등록을 결정하는 것은 정부의 고유 권한"이라며 연방 대법원에 상고했다.
특히 이번 소송을 둘러싸고 향후 연방 대법원의 판결이 주목되는 것은 워싱턴DC에 연고를 둔 프로풋볼(NFL) 워싱턴 레드스킨스(Redskins) 때문이다.
레드스킨스는 직역하면 '붉은 피부'라는 뜻이지만 미국 내에서는 아메리칸 원주민(인디언)의 호전성을 강조하거나 인디언을 경멸하는 차별적 단어로 받아들여진다.
인디언 인권운동가들도 그동안 이 단어가 아메리칸 원주민들을 모욕하는 용어라며 사용 금지를 요구해왔다.
실제로 버지니아 연방지법은 지난해 7월 워싱턴 레드스킨스 구단의 6가지 상표 등록을 취소한다는 연방 특허상표청의 결정을 재확인한 바 있다.
특허상표청 산하 상표심사항소위원회는 2014년 레드스킨스가 인디언을 비하하는 용어로 규정하고 레드스킨스 구단의 상표 등록을 취소한 바 있다.
캘리포니아 주도 지난해 10월 50개 주 가운데 최초로 공립학교에서 레드스킨스 용어 사용을 금지했다.
하지만 레드스킨스 구단주 댄 스나이더는 아메리칸 원주민을 비하하는 게 아니라 기리는 의미라며 구단명 변경을 거부하고 특허상표청 결정에 항소로 맞섰다.
이 소송과 관련한 대법원 첫 심리는 다음 주 열릴 예정이다. 대법원의 최종 결정은 내년 초에 나올 것이라고 언론들은 덧붙였다.

美 NFL 워싱턴 레드스킨스의 헬멧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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