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후보사퇴 촉구했던 뎁 피셔 상원의원 등 다시 지지로 선회
11일 美플로리다주 파나마시티 유세장의 도널드 트럼프 [AP=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 대선을 목전에 두고 공화당의 내전 양상이 복잡하게 흘러가고 있다.
공화당 1인자인 폴 라이언(위스콘신) 하원의장이 최근 '음담패설 녹음파일'을 이유로 자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에 대한 보이콧을 공개 선언한 이후 동조 이탈세력이 잇따르는 가운데 트럼프가 대반격에 나서자 일부 이탈자들이 다시 트럼프 지지로 선회하는 등 당 전체가 갈팡질팡하는 모습이다.
트럼프는 12일 플로리다 주(州) 오칼라 유세에서 음모론까지 제기하며 라이언 의장을 성토했다.
트럼프는 먼저 "이번이 우리나라를 구할 마지막 기회다. 앞으로 더는 기회가 없을 것"이라면서 "공화당 후보(트럼프)는 이미 엄청나게 불리한 상황이다. 특히 당 지도부 인사들이 나를 선택한 국민을 지지하지 않아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이어 "(개혁당 후보로 나섰던 대표적 보수논객) 팻 뷰캐넌은 '대선 역사상 가장 훌륭한 토론(2차 TV토론)이었다'며 나를 칭찬했다. 여러분은 라이언도 그럴 것으로 생각할 텐데 그는 나에게 '축하한다. 아주 잘했다. TV토론에서 그녀(힐러리 클린턴)를 완전히 박살을 냈다. 이 사기꾼을 꺾자'라고 말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뭔가 큰 거래(음모)가 진행되고 있는데 반드시 밝힐 것이다. 나는 항상 밝혀냈다. 아주 사악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사악한 거래'가 무엇인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는 앞서 전날에도 트위터에서 "족쇄가 풀렸다. 그리고 이제는 내 방식으로 미국을 위해 싸울 수 있다", "배신의 공화당은 사기꾼 힐러리보다 훨씬 (선거에서 이기기) 어려울 것이다. 그들은 이기는 법을 모른다. 내가 가르쳐줄 것이다"라는 등의 비판 글을 올렸다.
이처럼 트럼프가 라이언 의장과 주류 진영을 향해 대반격에 나서면서 트럼프에 대한 지지 철회 또는 그의 후보 사퇴를 요구했던 일부 공화당 인사들이 다시 트럼프 지지로 돌아서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언론이 전했다.
트럼프가 완주 의사를 밝히면서 중도낙마 가능성이 사라지자 다시 트럼프 지지로 선회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화당 1인자 폴 라이언 하원의장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일례로 뎁 피셔(네브래스카) 연방 상원의원은 음담패설 녹음파일 폭로 다음 날인 지난 8일 트위터에서 "(녹음파일에 나오는) 트럼프의 언급은 역겹고 어떤 상황에서도 용납할 수 없다. 트럼프는 즉각 사퇴하고 후보직을 (부통령 러닝메이트인) 마이크 펜스에게 넘겨 주는 게 현명하다"고 트럼프의 사퇴를 공개 촉구했다.
하지만 피셔 의원은 전날 '링컨 라디오' 계열사 KLIN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사퇴하지 않기로 한 만큼 그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 "나는 '트럼프-펜스 티켓'을 지지하며, 이는 어려운 결정이 아니다"고 자신의 입장을 180도 번복했다.
또 콜로라도 주(州) 연방 상원의원 후보인 대릴 글렌도 8일 성명에서는 트럼프의 사퇴를 촉구했으나 트럼프 지지자들이 거세게 반발하면서 압박하자 9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TV토론에서 해야 할 말을 했다. 그가 대선 캠페인을 제 위치로 다시 리셋했다"며 지지를 재선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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