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차→2차→3차로 갈수록 격차 좁혀져…3차 토론 가장 근소한 차
▶ 뉴욕타임스 “트럼프가 유권자·민주주의 모욕” 강력 비판
19일 미국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 네바다대학에서 끝난 미국 대통령 선거 3차 TV토론의 승자는 민주당의 후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으로 나타났다.
미국 CNN 방송이 토론 직후 ORC와 공동으로 TV토론 시청자를 대상으로 벌인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52%가 클린턴을 승자로 꼽았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를 승자로 택한 응답자는 39%에 그쳤다.
클린턴은 1∼3차 토론 후 CNN 방송의 여론조사에서 모두 승리했다. 그러나 두 후보 간의 격차는 점점 줄어 이날 가장 근소한 차로 좁혀졌다.
1차 토론 후 클린턴은 62%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27%에 그친 트럼프를 크게 앞질렀다. 2차 토론 후 승자 조사에서도 클린턴은 57%로 트럼프(34%)를 여유 있게 따돌렸다. 대선 20일을 앞두고 이날 끝난 최종 TV토론에서 클린턴을 승자로 보는 답변율은 종전보다 5%포인트가 빠졌고, 이 비율은 그대로 트럼프 쪽으로 옮겨갔다.
트럼프를 겨냥한 클린턴의 공격이 정당했느냐는 물음에 응답자의 63%가 그렇다고 답했다. 반대로 클린턴을 겨냥한 트럼프의 공격이 옳았다고 답한 비율도 55%에 달했다.
누가 더 준비된 대통령인 것 같으냐는 물음에 응답자의 59%가 클린턴을, 35%는 트럼프를 택했다.
어느 후보의 주장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에선 답변율이 50%(클린턴), 47%(트럼프)로 양분됐다. 누가 더 진실한 후보냐는 물음에선 트럼프가 47%의 지지를 받아 46%에 그친 클린턴을 간발의 차로 따돌렸다.
국무장관 재직 시절 개인 이메일로 정부 기밀을 다뤘다는 논란과 고액 강연료 논란에서 분명한 답변을 내놓지 못한 클린턴을 거짓말쟁이로 몰아붙인 트럼프의 전략이 통한 것으로 풀이된다.클린턴의 '굳히기'와 트럼프의 '뒤집기'가 토론 내내 팽팽한 긴장을 유지한 가운데 트럼프는 대선 결과 승복 여부를 "그때 가서 말하겠다"고 말해 패배 시 불복할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강하게 시사해 파문을 일으켰다.
CNN 정치담당 선임기자인 제이크 태퍼와 현 버락 오바마 대통령 행정부에서 백악관 선임 고문을 지낸 데이비드 액설로드 CNN 정치평론가는 미국 민주주의의 기반을 뒤흔드는 듯한 이 발언을 두고 "트럼프가 재앙과도 같은 답을 내놓았다", "부통령 러닝메이트인 마이크 펜스 인디애나 주지사와 선거캠프 홍보담당자도 모두 대선 결과를 승복하겠다고 하는데 왜 정작 후보인 트럼프가 그런 말을 했는지 모르겠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 워싱턴포스트 등 유력 신문과 NBC, 폭스 등 유력 방송은 인터넷판 기사에서 "그때 가서 말하겠다. 당신의 애를 태우게 하겠다"던 트럼프의 대선 불복 시사 발언을 머리기사로 올리고 가장 비중 있게 다뤘다.
특히 뉴욕타임스는 '트럼프의 민주주의에 대한 경멸'이라는 사설에서 이를 강력하게 비판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가 세 번째 TV토론에서 미국 유권자의 지능과 민주주의 자체를 모욕했다"면서 트럼프가 투표권도 없는 수백만 명의 등록 유권자가 있다고 잘못 주장한 점과 대선 결과 승복 의사를 밝히지 않은 점을 그 사례로 들었다.월스트리트저널도 두 후보가 낙태, 총기 문제, 이민, 연방대법원 대법관 임명 문제에서 대단히 다른 시각을 보였다면서도 트럼프의 대선 불복 시사 발언을 접한 클린턴이 "소름 돋는 일이며 우리의 민주주의가 작동하는 방식이 아니다"라고 말한 반응을 기사 맨 위에 올려 발언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전국 일간지 USA 투데이는 반항적이며 도발적인 언사, 선거 운동의 표준을 깨는 파격, 전문가의 조언을 무시하는 행동으로 대선에 출마한 트럼프가 그와 똑같은 방법으로 대선 운동을 마무리하고 있다면서 '꼭 대선 결과에 승복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는 최초의 미국 대선 후보가 되려고 한다며 비판 대열에 가세했다.
음담패설 녹음파일과 성추행 논란으로 궁지에 몰린 트럼프가 남긴 또 하나의 '폭탄 발언' 탓에 대선판이 술렁이는 가운데 두 후보의 희비는 11월 8일에 결정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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