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18 청산 안 된 사실 가장 뼈아파…작품 쓰며 고통스러웠다”

강연하는 한강 작가 [연합뉴스 자료사진]
"'소년이 온다'를 낸 순간부터 제가 블랙리스트에 올랐다고 하더라고요. 5·18이 아직 청산되지 않았다는 게 가장 뼈아픕니다."
소설가 한강은 13일 광주 5·18기념문화센터에서 광주트라우마센터 주최로 열린 '치유의 인문학' 강좌에서 최근 문화계 블랙리스트와 관련된 논란에 대해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서울 연희문학창작촌 옆에 (전두환 전 대통령) 집이 있다. 작가들은 잘 모르니까 창작촌에 와서 자는데 저는 못 자겠더라"며 ""그러나 나 역시 소설을 쓸 때 가끔 자기검열을 하고 싶을 때가 있었고 뒤늦게 자신에게 소스라치게 놀랐다. 나는 검열 없이 작품을 쓴 것 같은데 블랙리스트에 올랐다더라"고 쓴웃음을 지었다.
한강은 "요즘 이런저런 일들로 우리가 마음이 매우 아프지 않았냐"며 "1980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평화적 염원을 가진 사람들이 일어나 서울의 봄이 왔지만 군부가 집권했다"며 "이번이 기회가 돼 제대로 자리잡는 기회가 된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그러나 글을 쓴다는 것'을 주제로 5·18을 다룬 소설 '소년이 온다'를 강독한 한강은 5·18과 5·18을 다룬 자신의 소설, 그리고 자신의 정신적 체험을 독자들에게 털어놨다.
그는 "5·18이 아직도 계속되고 있어 뼈아프다"며 "저는 저의 고통의 원인을 알 수가 없었다. 쓰면서도, 쓰고 나서도 악몽을 꾸고 고통스러웠다. 읽으면서도 고통스럽다는 분들도 있었다. 그 고통의 원인은 우리가 인간을 사랑해서 그런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마일 카다레의 에세이도 언급하며 "작가가 탈고 후 버스에 앉아 갑자기 전쟁 뉴스를 듣고 '다 죽겠구나'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정신이 들어보니 눈물을 흘리고 있어 '아, 내가 인간을 사랑하고 있구나' 깨달았다고 한다. 그 에세이가 저를 구해준 기분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간의 존엄을 믿기에 '이건 아니다', '그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 힘든 것"이라며 "고통을 느낀다면 우리가 인간을 사랑한다는 증거다. 고통 속에 답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강은 "참혹함을 딛고 존엄, 사랑으로 간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조금씩 애쓰면서 더 쓰려고 노력하고 있다. 글을 쓴다는 것은 계속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연을 마무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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