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화제의 인물- 78세 김석두씨 ‘산 사랑’
▶ 날마다 신기록… 지금까지 750회 올라 “통일염원 기원”한반도기 항상 가져가

올해 3월 김석두(오른쪽)씨가 눈 덮인 마운트 볼디를 아내 김선애씨와 함께 오르고 있는 모습. <김석두씨 제공>
샌개브리얼 산맥의 LA 카운티와 샌버나디노 카운티 경계에 우뚝 솟아 있는 ‘마운트 볼디’(해발 1만64피트·3,068미터)는 남가주 지역 산악 애호가들에게 잘 알려져 있는 산이다. LA에서 가까우면서도 산세가 험준하기가 만만치 않아 전문가들도 어려움을 겪을 때가 많고 조난사고도 간간이 발생하는 유명 산이다.
이러한 마운트 볼디를 동네 뒷산 드나들 듯 지금까지 750여차례나 오르고, 최근에는 100일 연속 하루도 빠지지 않고 등반을 하는 새로운 기록을 써내려가고 있는 70대 후반의 한인 산악인이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컬버시티에 거주하는 올해 78세의 김석두씨로, 고령의 나이에 백두산(2,744미터)보다도 훨씬 높은 마운트 볼디를 750여회나 오른 것은 전문 산악인들 사이에서도 보기 드문 행보라는 평가다.
서울대를 졸업하고 금융계에서 일하다 1981년 은행 주재원으로 LA에 파견돼 오면서 남가주에 정착한 김씨는 주변 사람들에게 그의 ‘산행 사랑’이 잘 알려져 있을 정도로 산악 등반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보여왔다.
그는 동갑내기 아내 김선애씨와 함께 지난 2008년부터 2011년까지 4년간 한국의 백두대간을 종주했고, 이때 산행 기록을 담은 저서 ‘백두대간 여명의 별’을 2014년 출간하기도 했다. 또 미 본토 최고봉인 휘트니산도 여러 차례 등정하기도 했다.
마운트 볼디에서 한 시간 반 정도 떨어진 컬버시티의 자택에서 그의 산행 일과는 시작된다. 물과 음식들이 들어있는 20파운드 정도의 백팩을 짊어지고 매일 산행을 시작하는 김씨는 “산행을 하면 신의 품 안에 있는 듯 편안함을 느낀다”며 “산에 오르는 것이 집이나 교회에 있는 것 보다 마음이 편하고 좋다”라고 말할 정도다.
78세의 나이에 산에 대한 끊임없는 애정을 보이는 그는 많은 사람들의 경탄을 사고 있다. 김씨는 매일 마운트 볼디를 오르며 만나는 다른 등반가들과 인종을 가리지 않고 친근하게 다가가 인사하며 사진도 찍고 교류하는 친화력으로도 유명하다.
김씨는 항상 산에 오를 때 태극기와 성조기, 그리고 한반도 통일을 염원하는 뜻으로 한반도기를 들고 다닌다. 한반도의 통일과 평화를 간절히 기원한다는 김씨는 통일 후 백두대간의 북한 쪽까지 아내와 함께 등정해 한반도 종주를 달성하고 싶은 소망이 있다고 전했다.
김씨는 지난 8월에는 한반도 통일을 염원하는 마음으로 아들과 손자까지 3대가 미 본토 최고봉인 휘트니산 정상 등반에 성공했으며, 산행을 통해 미국서 자라나는 2세와 3세들에게 삶의 철학과 한인의 정체성을 가르치고 있다고 밝혔다.
김씨는 “앞으로 10년간 더 산행에 나서 마운트 볼디를 1,000번 오르는 것을 목표로 꾸준히 산에 오를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
조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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