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브로드웨이 무대의상 디자인계의 전설로 불리는 윌라 김<사진>씨가 지난 23일 워싱턴주 바숀 아일랜드(Vashon Island) 조카 집에서 사망했다고 SF크로니클이 보도했다.
향년 99세. 맨해튼 어퍼 웨스트에서 수십년간 거주했던 김씨는 지난 10월 요양을 위해 워싱턴주로 이주했었다.
김씨는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으로 이민 온 이민 1세대 선조이자 독립운동가였던 김순권씨와 이화여전(현 이화여대)에서 신학을 공부한 신여성 노라 고씨의 장녀로 미국의 전쟁영웅 김영옥 대령의 누나다.
미주 한인으로는 유일하게 브로드웨이 뮤지컬계 최고의 상으로 꼽히는 토니상과 TV와 예술부문 최고의 상인 에미상을 두 차례나 수상해 전세계 문화예술계에서 백남준과 함께 가장 유명한 한국계 아티스트로 통한다.
세계적인 발레단인 아메리칸 발레단(ABT)의 무대의상 디자이너로 활약, 2007년에는 한인으로서는 최초로 ‘무대 예술 명예의 전당’(Theater Hall of Fame)에 이름을 올리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김씨와 함께 작업했던 감독, 배우, 디자이너들은 그를 그 당시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파격적인 소재와 디자인을 선보인 혁신적인 디자이너로 기억하고 있다. 특히 김씨가 1971년 발레 무용수 의상으로 스판 소재의 직물 '밀리스킨'(milliskin)에 페인트를 칠해 완성한 무용복은 당대 발레계 무대 의상에 충격을 가져왔다.
1917년 산타애나에서 출생한 김씨는 캘리포니아 인트티튜트 오브 디 아츠에서 미술을 전공한 후 1942년 파라마운트 스튜디오에 입사하면서 무대의상 디자인의 길에 입문하게 됐다. 1961년 오프 브로드웨이 쇼 ‘사랑의 붉은 눈(Red Eye of Love)’의 의상 디자인을 맡으며 무대의상 디자이너로 처음 이름을 알렸다.
이후 연극, 뮤지컬, 영화, 무용 등 장르를 불문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수백 편의 의상 디자인을 선보였다. 브로드웨이 진출 이후 연극 ‘세련된 숙녀(Sophisticated Ladies•1981)’와 ‘윌 로저스의 풍자극(Will Rogers Follies•1991)’으로 토니상을, SF발레단의 ‘템페스트(Tempest•1981)’와 ‘죽은 용사를 위한 노래(A Song for Dead Warriors)’로 에미상을 각각 거머쥐었다.
또 2008년 한국정부의 문화예술 발전 유공자상을 받았다. 1955년 프랑스계 미국인인 윌리엄 펜 뒤보아(그림책 일러스트레이터, 저자, 파리 리뷰 설립자)와 결혼했지만 1993년 사별했으며 슬하에 자녀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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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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