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살면서 이웃사랑을 실천해 온 조장업 권사가 지난달 시카고시내 피터슨길 연장자아파트에서 가족들의 축복속에 자신의 100번째 생일잔치상을 받았다.
조 권사는 음력 1918년 3월 23일생으로 전라남도 여수에서 태어나 18세에 남편 고 엄용준씨와 결혼 후 일본으로 건너가 슬하에 두 딸 엄재정, 고 엄효심씨를 뒀다.
“결혼한지 7년만에 남편이 하늘나라로 가버렸다. 타국에서 두 딸을 데리고 살기가 너무 힘들었다. 더이상 버틸 수 없다는 생각에 모든 것을 놓으려고 할 때 일본 오사카 한인교회 전도사님을 만나 예수님을 믿게 됐고 다시 살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있었지.”
그후 두 딸을 데리고 한국으로 왔으나 여순반란사건으로 집이 타버렸고 일본에서 한국으로 짐을 운반해 오던 배가 비행기 폭격으로 침몰하는 바람에 그나마 있던 것도 모두 잃어버리는 불운까지 겹쳤다. 이런 와중에도 조 권사는 오직 예수님을 향한 믿음으로 가족들 전도에 힘썼다고 한다. 뿐만아니라 넉넉치 않은 상황 속에서도 더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데 아낌없이 나누어주었다고.
100세 생일잔칫날 조 권사는 “온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참 행복하고 좋다. 후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딱 하나다. 예수님 잘 믿으라는 것이다. 감사하다”고 전했다.
지역사회 어려운 이들을 돕는 서로돕기센터의 초대원장으로 20여년간 봉사해온 엄재정 박사가 조 권사의 장녀다. 엄 박사는 “일본에서 자라는 동안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친구들이 다 떠나갔고 평생 일본사람의 종노릇이나 하면서 희망없이 살겠구나하며 내 자신을 원망했었다. 그러나 어머니는 일본인이 우리를 괴롭혀도 우리는 용서해야한다고 늘 말씀하셨다. 또한 일본에서 나고 자란 내게 한국 사람으로서의 정체성을 심어주시며 한국말도 열심히 가르쳐주셨다”고 회상했다. 그는 “어머니는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예수님의 사랑으로 일평생을 이웃들을 사랑하고 용서하고 돕는 삶을 몸소 보여주셨다. 이렇게 100세 생일잔치를 가족들과 이웃들과 다함께 할 수 있어 감사하고 사랑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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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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