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세 여성 환자가 손이 아프다는 이유로 필자를 찾아 왔다. 환자의 아픈 부위는 오른손의 첫째 둘째 손가락으로 그 부위가 저리고 자주 마비가 오는 듯한 느낌을 호소 하였다. 환자는 오른손 잡이로 사무직에 종사하고 있었고, 보통 하루 중 7-8시간은 책상 앞에 앉아서 컴퓨터 작업을 해야 한다고 하였다. 손가락의 통증은 몇 달 전부터 서서히 시작되었는데, 주로 밤에 시작되어서 자다가 손이 저려서 깨어나는 경우가 자주 생긴다고 한다. 환자는 보통 손목을 주무르거나 털게 되면 통증이 덜해졌다고 했는데, 최근 몇 주 전부터는 증상이 밤낮으로 생기기 시작하면서 손을 사용하거나 물건을 들 때 심해졌다고 하였다. 요즘엔 또한 손의 힘이 많이 떨어져서 물건을 자주 떨어뜨리거나 손을 제대로 사용하기 힘들어졌다.
진찰시 환자는 악력(grip)과 손가락의 근력이 약간 떨어져 있었으며 손가락의 감각도 감소되어 있었다. 특히 환자의 양쪽 손목을 꺾은 채로 손등을 마주 대고 약 1분 정도 유지했을 때 환자의 증상이 유발되었고, 손목을 진찰 해머로 두드렸을 때도 전기가 통하는 느낌이 손바닥에 생기기도 하였다. 환자는 신경전도(Nerve Conduction Study)라는 검사를 시행받았는데, 결과 상 환자의 손목 부위를 지나는 정중신경(median nerve)에 문제가 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진단명은 이름하여 ‘수근관 증후군(Carpal Tunnel Syndrome)’.
수근관 증후군이란, 손목의 아래에 위치한 신경과 혈관이 지나가는 수근관이라는 터널 부위에서 신경이 눌리게 되어 생기는 질환으로 보통 인구 20명당 1명꼴로 발생하는 매우 흔한 질환이다. 보통은 비효율적인 손목의 자세, 대부분의 경우 손목이 앞으로 꺾이는 자세를 많이 취하는 경우나 손목에 힘이 많이 들어가는 직업에 종사라는 사람에게 많이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여러 연구에 의하자면 이러한 물리적인 요인 외에도 손목을 지나는 건의 염증이나 부종, 손목 손상, 임신이나 폐경과 같은 호르몬의 변화나, 갑상선 질환이나 당뇨병과 같은 대사이상, 스테로이드 복용, 퇴행성 또는 류마티스 관절염 등이 수근관 증후군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한다.
환자의 신경전도 검사 결과 신경의 손상은 그리 심하지 않았으므로, 비 수술적인 방법으로 치료를 시작하였으며, 치료 후 상태가 완치는 물론, 궁극적으로는 환자의 직장에서나 일상에서 병의 원인 될 만한 손의 잘못된 사용을 바로 잡아줄 수 있음으로써, 효과적으로 수근관 증후군의 재발을 방지할 수 있었다. 문의 (571)620-7159
<임정국 신경내과 전문의 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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