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LA 다저스)이 일본인 투수 겐타 마에다를 불펜으로 밀어내고 선발 로테이션에 복귀, 오는 11일 신시내티 레즈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한다.

다저스의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7일 벌어진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3연전 시리즈 최종전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오는 9일부터 다저스테디엄에서 시작되는 레즈와의 주말 3연전 시리즈에 나설 선발투수를 발표하면서 류현진이 11일 3차전 선발로 나선다고 발표했다. 9일 1차전에는 리치 힐이 선발로 나서고, 부상자명단(DL)에서 돌아오는 알렉스 우드가 10일 2차전에 선발 출격하며 11일 최종 3차전에 류현진이 등판한다.

반면 최근 부진을 보여온 마에다(4승3패, 평균자책점 5.16)는 선발진에서 밀려나 불펜에서 대기하면서 9일 힐 또는 10일 우드 선발경기에 구원투수로 등판하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5일 류현진이 불펜에서 대기하다 선발 마에다에 이어 6회부터 마운드에 올라 4이닝 무실점으로 생애 첫 빅리그 세이브를 따냈던 것과 처지가 바뀐 셈이다. 마에다가 구원투수로 나서는 것은 9년 전인 2008년 일본프로야구 루키로 히로시마 카프에서 딱 한 경기에 구원 등판한 이후 처음이다.

마에다의 불펜 강등은 그가 올 시즌 내내 불안한 경기력을 보여준 데다 지난 주 두 차례 선발 등판에서 모두 4이닝 밖에 던지지 못한 것으로 인해 어느 정도 예상됐던 바였다. 지난 5일(한국시간)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경기에서 마에다가 수차례 ‘수준미달’(noncompetitive)급 공을 던진 것을 지적했던 로버츠 감독은 이날 “그가 하루 빨리 정상컨디션으로 돌아와야 한다. 모멘텀을 얻어야 한다”면서 “그가 (불펜에서) 언제 던지게 될지는 모르지만 불펜행에 동의한 것은 팀메이트로서 그의 됨됨이를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에다의 불펜행은 임시적인 조치”라고 밝혔지만 다저스는 5인 선발 로테이션 체제를 유지할 것이라고 재확인, 류현진(2승8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4.08)이 성적으로 불펜에서 선발로 복귀한 것과 마찬가지로 마에다도 같은 과정을 거쳐야 선발진에 돌아올 수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지난해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가 장기간 DL에 오르는 바람에 16승11패, 평균자책점 3.48과 179개의 탈삼진의 성적으로 다저스의 다승, 평균자책점(규정이닝 소화 선수), 탈삼진에서 모두 1위에 올랐던 마에다는 올 시즌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상당히 불안한 투구패턴을 이어가고 있다. 10번의 선발등판 경기 중 8번에서 5이닝 또는 그 이하를 던졌고 지난달 10일엔 생애 최고인 8.1이닝을 던진 뒤 바로 다음날 햄스트링 부상으로 DL에 올랐다.

사실상 다저스의 5선발 자리를 놓고 류현진과 마에다가 경쟁하는 구도가 형성된 가운데 류현진은 현재까지 승패에선 마에다에 밀리지만(2승6패 vs 4승3패) 평균자책점에서 1점 이상(4.08 vs 5.16) 우위를 보이고 있고 선발등판 횟수가 9회로 마에다(10회)보다 한 경기 적음에도 불구 이닝 수에서도 53.0 대 52.1로 앞서 있는 등 전체적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불과 2주전 두 선수의 처지가 정반대였다는 것을 생각하면 류현진은 앞으로도 매 등판을 선발진 잔류가 걸린 시험장으로 간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마에다 역시 그냥 호락호락 주저앉을 선수가 아니기 때문이다.

<김동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