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억류 미국인 모두 석방하고 핵문제 진지하게 접근해야 대화 가능할듯”
▶ 웜비어 아버지 “북에서 짐승취급”...전 주지사 “철저 조사” 촉구

오토 웜비어가 13일 오하이오의 런켄 공항에 도착한 후 코에 튜브를 꽂은채 구급대원들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지고 있다.[AP]
의료진 “웜비어, 식중독 증거 없어…뇌조직 광범위하게 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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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아시아 안보 문제 전문가들은 15일 북한에 장기간 억류됐던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의식 불명의 상태로 송환되자 이를 계기로 북한과의 직접 대화 가능성이 더욱 희박해졌다고 분석했다.
북한의 잇따른 핵·미사일 도발로 인해 북미 간 긴장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에서 '미국 시민'의 신변에 이상이 발생한 악재를 미 정부도 그냥 두고 넘기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에서다.
또 이번 사건으로 지금도 북한에 억류된 미국민들의 안전 역시 크게 우려된다는 점에서 추가 송환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북미 관계는 현재의 경색 국면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미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스콧 스나이더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은 이날 "북한에 억류된 다른 미국민들의 석방 없이는 북한과 정치적 대화를 이어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앨런 롬버그 스팀슨 센터 석좌연구원도 북한과의 대화 재개에 비관적이라고 설명했다.
롬버그 연구원은 "북한이 웜비어를 적절한 의료 조치 없이 1년 넘게 억류한 사실은 어떤 형태의 북미 대화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북한에 억류됐던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22)가 의식불명 상태로 귀국하면서 북한에 붙잡혀 있는 다른 미국인들이 처한 상황에도 관심이 쏠린다고 뉴욕타임스(NYT)는 14일 보도했다.
웜비어의 아버지 프레드 웜비어가 이날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아들이 '짐승취급'을 당했다고 주장한 것이 그 계기가 됐다.
프레드는 인터뷰에서 "북한 왕따 정권에서 아들이 18개월간 테러를 당했고 짐승취급을 받았다"고 말했다.
윔비어를 진단한 의료진은 오토 웜비어가 식중독인 '보톨리누스 중독증'에 걸렸다는 북한 측 주장에 대해 부인했다.
웜비어가 입원한 미 신시네티 주립대 병원 의료진은 15일 기자회견에서 "웜비어가 보툴리누스 중독증에 걸렸다는 아무런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의료진은 웜비어의 뇌 조직이 광범위하게 손상됐으며, 뇌 부상의 원인은 아직 모른다고 밝혔다. 신경과 전문의 대니얼 캔터는 "우리는 웜비어의 신경 손상의 원인이나 정황에 대한 확실하고 입증 가능한 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여러 번 북한을 방문했고 현지 억류 중인 미국인 석방을 위한 교섭에도 참여했던 빌 리처드슨 전 뉴멕시코 주지사는 "비극적 상황"이라며 정부에 철저한 진상파악과 강경한 대응을 촉구했다.
리처드슨 전 주지사는 "정부는 웜비어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조사해야 한다"며 "적절한 조치를 받지 못했거나 그의 상태가 공개되지 않았다면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996년 이래 북한에 구금된 미국인은 총 16명으로, 최근까지 웜비어를 포함해 4명이 북한에 붙잡혀 있었다.
북한은 오랜 반미 감정에도 불구하고 억류한 미국인들에 대한 신체적인 폭력은 삼가왔다는 점에서 웜비어에 대한 야만적 행위는 '미스터리'라고 NYT는 전했다.
북한이 신체적 폭력을 삼가는 이유는 인권 유린 국가라는 외부 비난에 대해 민감한 데다 구금된 미국인을 대미 협상 카드로 활용하고, 추후 석방 가능성도 염두에 둔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앞서 2009년 북한에 억류됐다가 43일 만에 풀려난 한국계 미국인 선교사 로버트 박은 북한에서 끔찍한 고문을 당해 죽여달라고 애원한 사실을 밝히는 등 신체적 폭력을 호소한 사례도 없지 않다.
1996년 억류됐던 미국인 에반 헌지커는 풀려난 지 한 달도 안돼 자살했다.
한국인도 4명이 현재 억류중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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