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원봉사가 즐거운’ 아름다운 청년
▶ 나눔으로 더 행복해지는 것이 진정한 성공 * 커뮤니티 일원으로 정치적 활동 참여해야
창립 전부터 KACF-SF 자원봉사자로 활동해온 엘리스 리씨
경제적 부와 사회적 명성을 좇는 성공의 공식을 따르지 않는 아름다운 청년 엘리스 리(25, 한국명 이수지)는 SF한인커뮤니티재단(KACF-SF) 설립 전부터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면서 모두가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꿈을 향해 지금도 달리고 있다. 그는 더 높아지고 더 많이 갖는 것이 성공이 아니라 주변을 향해 사랑의 손길을 내밀며 함께 미래세대에게 물려줄 정신적 유산을 가꿔나가는 것이 진정한 성공이라 믿는다. 바른 생각으로 성장해온 그의 당당한 인생론을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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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LA 베벌리힐스에서 백인들에 둘러싸여 자랄 때는 내가 코리안아메리칸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나도 그들과 같은 미국인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고등학생이 되자 자연스레 내가 코리안아메리칸이란 사실이 몸으로 다가왔다. 나 혼자만의 힘으로 여기까지 온 것이 아니라 이민선조들의 수고로 만들어진 길 위에 내가 서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나 혼자 이뤄낼 수 있는 변화는 솟아오르다 금새 꺼져버리는 불처럼 동력을 발휘하지 못하지만 한사람 한사람이 힘을 합한 희망의 폭발력이 더 좋은 세상을 만든다는 것을 알게 됐다.
내 이런 생각들은 2014년 봄 주말 홈리스 유스시설 페인팅을 해주는 코리안아메리칸 서비스데이(Korean American Service Day)에서 카렌 하(KACF-SF 공동대표) 페리 하 부부를 우연히 만나면서 구체화됐다.
카렌은 첫만남에서 자신이 준비중인 KACF-SF 창립 목적과 비전을 이야기했다. “너는 누구니” “어떤 꿈을 갖고 있니” 물으며 다가온 카렌은 한인커뮤니티 발전을 현실화할 거대한 비전을 가진 좋은 멘토였다. 나도 카렌 부부처럼 봉사로 삶의 기쁨을 누리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와 마주했을 때 마침 찾고 있던 기회가 내 앞에 저절로 펼쳐지는 느낌이었다.
그렇게 첫 KACF-SF 자원봉사자가 된 나는 장은주 KACF-SF 사무총장과 둘이 만나 ‘맨땅에 헤딩’ 하는 심정으로 창립 갈라 나이트를 위한 장소 섭외와 와인 시음회 등을 통해서 KACF-SF 비전에 공감해줄 동역자들을 찾아다녔다. 그뒤에도 줄곧 KACF-SF 기금마련 골프대회, 갈라 등의 행사에 자원봉사자, 후원자로 나서며 한인커뮤니 자생력 확장에 힘을 보태고 있다.
2015년 넷캘(NetKAL) 주최 ‘코리안아메리칸 서비스데이’에서 자원봉사자들과 함께한 사진. 왼쪽이 엘리스 리이며 뒷줄 왼쪽은 카렌 하 KACF-SF 공동대표.
싱글맘으로 집안에 가장이셨던 바쁜 엄마의 빈자리는 외할머니의 사랑과 정성어린 보살핌으로 부족함없이 메꿔졌다. 할머니는 언니를 귀여운 강아지라 부르고 어린 나에게는 ‘우리집의 기둥’이란 말을 자주 하셨다. 이 말이 믿음직하다는 칭찬인 줄 알게 되었을 때는 이미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였다. 새벽에도 여러번 깨서 불을 조절해가며 할머니가 끓어준 곰국의 맛은 지금도 그립다. 누구도 근접할 수 없는 맛이었다. 할머니 생각만 하면 눈물이 흐른다. 나에게 한없는 사랑을 쏟아부어준 할머니는 내 정서의 근원이자 나란 존재의 주변을 떠돌면서 나를 지켜주는 수호천사이다.
2014년 UCLA 역사학과를 졸업한 나는 엄마의 직장이 있는 베이지역으로 이주했다. 그리고 재정 상담가로 일하는 엄마와 같은 일을 하게 됐다. 전문인으로 높은 자리까지 오른 엄마에 비하면 나는 더 많은 사회적 경험과 커리어를 쌓아야 할 3년차에 불과하지만 고객과의 관계에서 진심을 다하고 신뢰를 얻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배워가고 있다. 때때로 엄마의 번쩍이는 조언에 존경심이 들기도 하지만 엄마가 걸어온 길이 쉽지만은 않았다는 것을 딸로서 헤아리게 되면서,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감사함, 뭉클함이 밀려들기도 한다.
프레이저 파이내셜 그룹(Fraser Financial Group) 파이낸스 어드바이저로 일하는 나는 인도, 중국, 한국, 백인계 사람들 중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 고객들의 재정플랜 계획을 맡고 있다. 그들의 꿈이 현실화되는 청사진을 각 고객의 상황에 맞게 조언하고 있다. 모두가 꿈을 꾸지만 꿈을 현실로 이뤄내는 사람은 많지 않다. 파이낸셜 어드바이저가 클라이언트에게 가장 적합한, 클라이언트가 소망하는 꿈에 도달하도록 길을 제시하는 것이다. 파이낸셜 분야는 공부할수록 빠져든다. 10년 후엔 엄마처럼 됐으면 좋겠다.
우리는 한인커뮤니티의 일원이다. 2세들이 주류사회로 진출해 성공해도 우리의 뿌리는 한인커뮤니티이다. 개인주의, 이기주의에 빠져 있는 젊은 세대들이라도 우리의 기반이 되는 한인커뮤니티가 허약해지는 것은 원치 않는다. 오히려 정치적 목소리를 내고 한인커뮤니티 역량이 커지길 바란다.
2016년 11월 제인 김 상원의원 출마 선거에 자원봉사자로 나서 제인 김 지지를 호소했고, 지난 6일 연방하원 선거에 출마했다가 아쉽게 석패한 남가주 로버트 안 선거 캠페인에 주말에 참여해 투표 독려에 나섰다.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선거 캠프에 내 또래 한인은 거의 없다. 지팡이 짚고 나서는 시니어들이 보일 뿐이다. 우리가 살 미래에 대한 귀중한 선택임에도 눈앞에 이익만 좇아 선거를 외면하는 이들이 많다. 투표는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가장 쉬운 길이다. 정치에 무관심한 민족은 힘을 악용하는 사람에게 지배당할 수밖에 없다. 한인 정치인을 배출하는 것도 급선무이지만 정치적 참여활동에 동참하고 후원하는 일도 한인 정치력을 신장시키는 길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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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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